봄날의 바람

春望詞 薛濤
춘망사 설도

花開不同賞 花落不同悲
꽃 피어도 함께 바라볼 수 없고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수 없다.
欲問相思處 花開花落時
그리워하는 마음은 어디에 있나 꽃 피고 꽃이 지는 때에 있다.
攬草結同心 將以遺知音
풀 뜯어 동심결로 매듭을 지어 님에게 보내려 마음먹다가
春愁正斷絶 春鳥復哀吟
그리워하는 마음이 잦아질 때에 봄 새가 다시 와 애달피 운다.
風花日將老 佳期猶渺渺
바람에 꽃잎은 날로 시들고 아름다운 기약 아직 아득한데.
不結同心人 空結同心草
한마음 그대와 맺지 못하고 공연히 동심초만 맺고 있다.
那堪花滿枝 飜作兩相思
어쩌나 가지 가득 피어난 저 꽃 날리어 그리움으로 변하는 것
玉箸垂朝鏡 春風知不知
거울에 옥 같은 두 줄기 눈물 봄바람아 너는 아는지 모르는지

당나라 유명한 기생이었던 설도가 지은 봄날의 바람, 여기서 바람은 부는 바람이 아니라 소망하는 바람이다. 설도가 40세 즈음에 만난 시인을 짝사랑하며 지은 시라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없음을 사물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하나의 시가 아니라 총 4개로 이루어진 시다. 그래서 춘망사4수 라고도 부른다

여성이 쓴 시는 여태까지 전해지는 것이 적은데 설도의 시도 의외로 문선에 실려서 지금까지 전해진다. 유교하는 놈들의 선발기준을 알 수 없으니 그만큼 설도의 시가 문학적으로 뛰어난 작품임을 말해준다. 문학적 재능을 펼치지 못한 수많은 여인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 제일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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