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권하다

將進酒 李白
장진주 이백

君不見 黃河之水天上來 奔流到海不復廻
그대는 보지 못 하였는가? 황하의 물이 하늘 위에서 내려와 세차게 흘러 바다에 이르러 다시 돌아오지 못함을.
又不見 高堂明鏡悲白髮 朝如靑絲暮如雪
또 보지 못하였는가? 높은 집의 맑은 거울 앞에 백발을 슬퍼함을. 아침에는 푸른 실(검은머리) 같더니 저녁에는 눈(백발) 같네.
人生得意須盡歡 莫把金樽空對月
인생이 의미가 있으려면 모름지기 즐겨야 할지니 그 누구도 저 비싼 술잔을 빈 채로 달을 마주하게 하지 말게.
天生我材必有用 千金散盡還復來
하늘이 나에게 재주를 주어 반드시 쓸 곳이 있으니, 천금은 다 흩어져도 다시 돌아오는 것.
烹羊宰牛且爲樂 會須一飮三百杯
양은 삶고 소는 저며 즐겁게 놀아보세 술을 마시려면 삼백 잔은 마셔야지
岑夫子,丹丘生 將進酒,君莫停
잠부자, 그리고 단구생이여 술을 마시게, 잔을 쉬지 마시게
與君歌一曲 請君爲我側耳聽
그대들 위해 노래 한 곡하리니 모쪼록 내 노래를 들어주시게
鍾鼎玉帛不足貴 但願長醉不願醒
보배니 부귀가 무어 귀한가 그저 마냥 취해 깨고 싶지 않을 뿐
古來賢達皆寂莫 惟有飮者留其名
옛부터 현자 달인이 모두 적막하였으나 다만, 마시는 자 이름을 남기리라.
陳王昔日宴平樂 斗酒十千恣歡謔
진왕은 평락전에 연회를 베풀고, 한 말 술 만금에 사 호탕하게 즐겼노라
主人何爲言少錢 且須沽酒對君酌
주인인 내가 어찌 돈이 적다 말하겠나 당장 술을 사와 그대들께 권하리라
五花馬 千金裘 呼兒將出換美酒 與爾同銷萬古愁
귀한 오색 말과 천금의 모피 옷을 아이 시켜 좋은 술과 바꾸어오게 하여 그대들과 더불어 만고 시름 녹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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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將進酒 : 술을 권하려 한다.
  2. 宰牛 : 소를 잡는 것.
  3. 宰는 칼로 고기를 썰어 요리하는 것. 且는 잠시.
  4. 岑夫子 : 〈이태백집(李太白集)〉에 나오는 잠징군(岑徵君)으로 이름은 훈(勛)이며 시인인 잠삼(岑參)을 가리키며 부자(夫子)는 존칭어로 선생이라는 뜻이다.
  5. 丹丘生 : 원단구(元丹丘)을 말하며 잠훈(岑勛)과 함께 은자(隱者)를 말하며 이백(李白)과는 친구다.
  6. 與君歌一曲 : 남조(南朝) 송나라 포조(鮑照)의 〈대랑월행(代朗月行)〉밝은 달 노래를 대신하여, 여기에 비슷한 구절이 있다.

    爲君歌一曲 當作朗月篇 '그대에게 노래 한 곡 바치려 하니 밝은 달 노래 지어 부르리.'

  7. 請君爲我聽 : 청컨대 그대들은 나를 위하여 들어 주시기를 바란다.

    〈이태백집(李太白集)〉에는 경이청(傾耳聽)으로 되어 있으며 〈예기(禮記)〉에 “귀 기울여 듣는데 얻어 들을 수가 없었다.(傾耳聽之 不可得而聞也)” 라는 말이 있다.

  8. 陳王 : 삼국시대(三國時代) 위(魏)나라의 진사왕(陳思王) 조식(曹植)을 가리키며 이는 조조(曹操)의 셋째 아들 위(魏) 문제(文帝) 조비(曹丕)의 동생.
  9. 斗酒十千 : 한 말에 일만 금이나 나가는 술로 十千은 일만을 말하며 조식(曹植)의 명도편(名都篇)에 “돌아와 평락관에서 연회를 베푸는데 좋은 술 한 말에 만금하네(歸來宴平樂 美酒斗十千)”이라는 구절이 있다.
  10. 五花馬 : 오색의 꽃무늬 털이 있는 말이나 갈기를 다섯 갈래로 땋은 말. 출처

    당(唐)의 대종(代宗)의 말이 구화규(九花虯)라고 했는데 온몸의 털이 아홉 색의 무늬로 뒤덮여 붙여진 이름이다. 명마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將進酒 李賀(이하)

琉璃鍾, 琥珀濃. 小槽酒滴眞珠紅.
유리 술잔에 호박(琥珀) 빛깔 술이 짙으니 작은 술통에는 술방울이 진주처럼 붉구나.
烹龍炮鳳玉脂泣, 羅幃綉幕圍香風.
용(龍) 삶고 봉황 구워 옥 같은 기름 흐르고 비단 휘장과 수놓은 장막에는 향기로운 바람 에워쌌네.
吹龍笛, 擊鼉鼓. 皓齒歌, 細腰舞.
용적(龍笛) 불고 악어가죽 북 치니 하얀 이의 미인 노래하고 가는 허리의 미녀 춤 춘다오.
況是靑春日將暮, 桃花亂落如紅雨.
더구나 화창한 봄에 해가 장차 저물려 하니 복숭아꽃 어지러이 떨어져 붉은 비 같구나.
勸君終日酩酊醉, 酒不到劉伶墳上土.
그대에게 권하노니 종일토록 실컷 취하라 술은 유영(劉伶)의 무덤 위 흙에는 이르지 않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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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小槽(소조) : 술을 걸러 짜내는 받침대 위의 작은 통.
  2. 烹龍炮鳳(팽룡포봉) : 용을 삶고 봉황을 구운 것으로, 진귀한 안주나 호사스런 음식을 비유한다.
  3. 鼉鼓(타고) : 악어 가죽으로 만든 북.
  4. 龍笛(용적) : 용의 소리를 내는 피리이다.
  5. 劉伶(유영): 죽림칠현 중 한 명.
  6. 출처

이백의 장진주는 워낙 유명하고 또 동명의 비엘소설 역시 매우 유명하다. 나는 아직 안 읽어봤는데 분량도 분량이지만 번역이 별로 좋지 않다는 평을 많이 들어서 중국어 실력이 좀 늘어서 원문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미루고 있다. 그런 날이 과연 올까?

이하의 장진주는 이백의 시보다는 유명하지 않지만 고문진보에 실린것으로 봤을 때 후대에 와서 그의 작품이 다르게 평가 된것 같다. 섬세하고 유려한 문체로 유명했다던 이하는 왕족으로 태어났음에도 뜻을 펼치지 못하고 요절했는데, 그래서 그의 시는 원망이 가득하다.

똑같이 술을 권하는 시이지만 이백이 담담하게 홀로 술을 즐긴다면 이하는 좀 더 자기 자신보다는 멀리 떨어져서 상황을 관찰하는 느낌을 받게 한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미사여구가 무색하게 쓸쓸함이 느껴지는건 어쩌면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산하령에서는 9화에서 온객행이 가짜 유리갑을 풀어놓고 사람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것을 보며 달빛아래 술을 마시면서 읊는다. 크아아 이백의 시는 달빛 아래에서 읊어야 제맛이지ㅇㅇ

이후에 주자서가 미쳤다면서 온객행을 두고 가는데 오오! 드디어 이념차이로 인한 첫 부부싸움이라니 잔뜩 기대하고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했는데 얼마 안지나서 주자서가 어디다녀왔냐고 온객행을 나무란다. 아니 뭐지? 내가 가라고 하면 잠깐 갔다 다시 와야해? 뭐 그런건가? 그리고 솔직히 주자서도 천창에 있으면서 막 그렇게 좋은 일을 많이 하면서 산것 같지는 않은데...

달 아래서 혼자 술을 마시다

月下獨酌 李白(이백)
달 아래서 혼자 술을 마시다

其一
花間一壺酒 獨酌無相親
꽃밭 한가운데에서 한 병 술 홀로 마시며 친한 이 한명 없다.
舉杯邀明月 對影成三人
잔을 들어 밝은 달 맞이하니, 그림자까지 모두 세 사람.
月既不解飲 影徒隨我身
달은 술 마실 줄 모르고 그림자는 부질없이 나를 따라할 뿐.
暫伴月將影 行樂須及春
한동안 달과 그림자 벗하고 즐거움은 모름지기 봄에 누리자.
我歌月徘徊 我舞影零亂
내가 노래하면 달은 거닐고 내가 춤추면 그림자는 어지럽다.
醒時同交歡 醉後各分散
깨었을 때 함께 사귀고 즐기나 취한 뒤에는 나뉘어 흩어진다.
永結無情遊 相期邈雲漢
무정한 놀이 길이 맺어 멀리 은하수 두고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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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壺(호) : 병, 술병.
  2. 零亂(영란) : 흩어지다. 그림자가 어지럽게 움직이는 모습.
  3. 三人(삼인) : 홀로 잔을 기울이는 자신과 하늘의 밝은 달, 그리고 달빛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를 합하여 말한 것이다.
  4. 暫伴月將影(잠반월장영) : ‘장(將)’은 ‘여(與)’와 같은 바, 달과 그림자를 벗할 수 있는 시간이 짧음을 표현하였다.
  5. 邈(막) : 멀다. 아득하다.
  6. 雲漢(운한) : 은하
其二
天若不愛酒 酒星不在天
하늘이 만약 술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주성이 하늘에 없을 것이다.
地若不愛酒 地應無酒泉
땅이 만약 술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땅엔 응당 주천이 없을 것이다.
天地既愛酒 愛酒不愧天
하늘과 땅이 이미 술을 좋아하였으니 술을 좋아함이 하늘에 부끄럽지 않다.
已聞清比聖 複道濁如賢
나는 이미 들었다! 청주는 성인에 견주고 다시 탁주는 현인이라고 말하는 것을
賢聖既已飲 何必求神仙
성인과 현인이 이미 마셨으니 어찌 반드시 신선이 되기를 바랄까
三杯通大道 一鬥合自然
석 잔 술로 대도와 통하고 한말 술을 마시면 자연으로 돌아간다.
但得酒中趣 勿為醒者傳
이 모두가 술에 취한 중에 얻는 것, 술 깬 사람들에 전하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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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酒星(주성) : 《晉書(진서)》 〈天文志(천문지)〉에 말하기를 “주성(酒星)은 유성(柳星) 옆의 세 별로 주기성(酒旗星)이라 이름 한다.” 하였다.
  2. 酒泉(주천) : 하서(河西) 숙주(肅州)가 주천군이며, 술의 샘이란 뜻을 가진 지명이다.

    섬서성 대려현(陝西省大荔縣)에 있는 주천 샘물은 술을 빚기에 알맞고, 감숙성 주천현(甘肅省酒泉縣) 동북쪽에 있는 주천 샘물은 술맛이 난다고 함.

  3. 已聞淸比聖(이문청비성) 復道濁如賢(부도탁여현): 이미 청주는 성인에 비한단 말 들었고 다시 탁주는 현인과 같다고 말하누나.

    《魏書(위서)》에 “서막(徐邈)이 위(魏)나라에 벼슬하여 상서랑(尙書郞)이 되었다. 당시에 술을 금하였는데 서막이 몰래 마시고 몹시 취하였다. 조달(趙達)이 따져 물으니 서막은 ‘중성인(中聖人)’이라고 대답하였다. 조달이 이 사실을 아뢰자, 태조(太祖: 조조(曹操))는 서막이 성인으로 자처한 것으로 알고 크게 노하였는데, 선우보(鮮于輔)가 앞으로 나와 ‘취객은 맑은 술을 성인이라 하고 탁한 술을 현인이라고 하니, 서막이 성인(청주)에 취한 것입니다.’라고 했다.” 하였다.

  4. 復道(부도): 또 말함.
  5. 賢聖旣已飮(현성기이음) : 성현(聖賢)을 이미 마시니.
  6. 성현(聖賢) : 성인과 현인.
  7. 大道(대도) : 노장사상(老荘思想)의 무위자연(無為自然)의 원리.
  8. 醉中趣(취중취): 술에 취하는 즐거움이나 흥취.

    孟嘉(맹가)가 술을 좋아하니 상관인 정승 桓溫(환온)이 술에 무슨 좋은 것이 있어 마시느냐고 묻자 “공은 아직 ‘酒中의 趣’를 모르신다.” 하였음.〈晉書(진서)〉

  9. 勿爲(물위) : ~하지 마라.
其三
三月咸陽城 千花晝如錦
삼월이라 함양성에 갖가지 꽃핀 낮이 비단 같구나.
誰能春獨愁 對此徑須飲
뉘라서 이 봄 수심에 잠기리. 이 풍경 마주하여 마시리로다.
窮通與修短 造化夙所稟
궁핍하거나 형통함, 명의 길이가 짧음도 일찍이 조물주로부터 받은 것이니
一樽齊死生 萬事固難審
한 잔의 술이면 삶과 죽음이 같은 것이요. 세상만사는 원래 알기가 힘든 것이다.
醉後失天地 兀然就孤枕
술에 취하여 천지를 잃어버리고 쓰러져 홀로 잠에 빠지면
不知有吾身 此樂最為甚
이 내 몸이 있음도 모르게 되니 이 즐거움이 으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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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咸陽城(함양성): 장안(長安).
  2. 徑須(경수) : 우선.
  3. 경(徑)은 곧, 바로.

    이백의 《장진주(將進酒)》에 “主人何為言少錢,徑須沽取對君酌 주인은 어이하여 돈이 적다고 말하는가, 우선 술을 받아다 그대와 대작하리라.” 라는 표현이 있다.

  4. 窮通(궁통): 궁핍함과 형통함. 빈궁과 영달.
  5. 修短(수단) : 장단(長短). 즉 사람의 수명.
  6. 造化(조화) : 조물주.
  7. 稟(품): 주다. 내려주다.
  8. 齊死生(제사생): 삶과 죽음은 차별이 없이 동등하다.
  9. 兀然(올연) : 홀로 외롭고 우뚝한 모양.
  10. 孤枕(고침): 홀로 잘 때의 외로운 베개. 곧 외로운 잠자리.
其四
窮愁千萬端 美酒三百杯
근심걱정은 천만 가지요, 아름다운 술은 삼 백잔이라.
愁多酒雖少 酒傾愁不來
근심은 많고 비록 술은 적으나 술잔을 기울이면 근심은 오질 않네.
所以知酒聖 酒酣心自開
하여 술을 성인에 비유함을 알겠구나. 술을 마시면 마음이 절로 열리고
辭粟臥首陽 屢空饑顏回
수양산에서 먹기를 사양했던 백이숙제나 빈 쌀뒤주에 굶주린 안회나
當代不樂飲 虛名安用哉
살아생전 술 마시기를 즐기지 않았다면 헛된 이름 남겨 어디 쓰겠나.
蟹螯即金液 糟丘是蓬萊
게와 조개안주는 신선약이요. 술지게미 더미는 봉래산이라.
且須飲美酒 乘月醉高臺
모름지기 아름다운 술을 마시며 달을 타고 취하여 놓은 누대에 오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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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窮愁(궁수) : 궁핍(窮乏)을 겪는 근심.
  2. 千万端(천만단) : 천만가지. 端은 끝 ‘단’으로 길이의 단위.
  3. 美酒(미주) : 빛과 맛이 좋은 술.
  4. 所以(소이) : 까닭. 일이 생기게 된 원인이나 조건.
  5. 酒聖(주성) : 맑은 술. 청주(淸酒). 술을 잘 마시는 사람. 주호(酒豪)
  6. 辭粟臥首陽(사속와수양) : 수양산에서 곡식을 사양하였다.

    고죽국의 백이와 숙제는 지조를 지키기 위해 수양산에서 주나라의 곡식을 먹지 않겠다며 고사리를 캐어 먹다가 굶어서 죽었다는 고사를 인용하였다.

  7. 屢空飢顏回(누공기안회) : 어려운 처지의 안회는 굶주렸다.
  8. 屢空(누공)은 어려운 처지(處地).

    도연명의 음주 제11수에는 “屢空不獲年(누공불획년) 안회는 끼니 자주 걸러 오래 살지 못했고”라는 표현이 있다.

  9. 安用(안용) : 어디에 쓰려하였나. 安은 ‘어디에’라는 뜻.
  10. 蟹螯(해오) : 게와 조개.
  11. 糟丘(조구) : 술지게미 언덕.
  12. 蓬莱(봉래) : 고대 전설의 신산(神山)의 이름. 즉 선경(仙境)을 말한다.
  13. 乘月(승월) : 달빛을 받고 오르다.

《이태백집(李太白集)》 23권에 실려 있는 월하독작 4수이다. 이백(701년 2월 8일 ~ 762년)은 당나라 시대의 시인이다. 자는 태백(太白), 호는 청련거사(靑蓮居士)이다. 두보와 함께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꼽힌다. 이 두 사람을 합쳐서 이두(李杜)라고 칭하고 이백을 시선(詩仙)이라 부른다. 출처

이백은 그때 그때 시상이 떠오를때 즉흥적으로 시를 쓰고 불렀다는데 당나라때의 말과 지금의 말이 얼마나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종성이 한국어 음차로도 얼추 맞는다. 이백은 술의 시인이라고도 하고 달의 시인이라고도 하는데 달과 그림자를 벗삼아 달빛아래 세사람이라고 표현한 부분은 정말 홀로있음을 극대화 하면서 그 쓸쓸함을 낭만적으로 표현했다.

산하령에서는 첫번째 시의 제일 첫 구 '꽃밭 한가운데에서 한 병 술 홀로 마시며 친한 이 한명 없다.' 이부분이 나오는데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밝은 날이라 달이 없다는 점이다. 휘영청 달 밝은 밤에 꽃밭에서 처음... 은 아니지만 첫대면 한다면 정말 로맨틱하기 그지 없었을것이다. 뭐 이미 충분히 로맨틱하지만. 


온객행이 주자서의 몸놀림(?)을 보고 구름에 가린 엷은 달 같다는 표현도 나오는데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어스름한 저녁하늘에 막 달이 떠오르고 있을때 만났더라면 월하독작에서 이백에 말한 쓸쓸함이 더 극대화 되면서 낙신부의 엷은 달 역시 닿고 싶어도 그럴수 없는 안타까움이 더 잘 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것이다.


온객행은 주자서가 그지꼴을 하고 있는데도 예뻐보이는 모양이다..

죽음을 맞이하다

臨終詩 孔融
임종시 공융

言多令事敗 器漏苦不密
말이 많으면 일을 그르치게 되고 틈을 단단히 막지 않으면 그릇이 새고 말듯이,
河潰蟻孔端 山壞由猿穴;
개미구멍 하나로 큰 강의 둑이 터지고높은 산도 원숭이 토굴로 허물어지네.
涓涓江漢流 天窗通冥室
가늘게 흐르는 물이 흘러 강으로 가고하늘을 보는 창 어두운 방과 통해 있으며,
讒邪害公正 浮雲翳白日
모함하는 말들이 바르고 곧은 이를 해치고 흘러가는 구름이 밝고 따뜻한 빛을 가리네.
靡辭無忠誠 華繁竟不實
듣기만 좋은 화려한 말 충성스런 마음 없고 수많은 꽃들이 끝끝내 열매 맺지 못하는데,
人有兩三心 安能合爲一
사람들이 마음속에 딴마음을 품는다면 어떻게 하나처럼 합쳐질 수 있겠는가?
三人成市虎 浸漬解膠漆
세 사람이 같은 말하면 시장에 호랑이 있는 게 되고 물 속에 담가두면 아교와 옻칠도 풀어지고 마는데...
生存多所慮 長寢萬事畢
살아서 걱정할 게 너무나도 많으니 모든 일 그만두고 깊은 잠을 자고 싶네.

공융(孔融, 153년~208년 9월 26일(음력 8월 29일)은 중국 후한 말의 정치가로 자는 문거(文擧)이며 예주 노국 사람이다. 건안칠자(建安七子)의 한 사람으로, 좌중엔 손님이 가득차고 술잔에는 술이 비지 않았다고 한다. 십상시(十常侍)의 전횡을 비판한 청의파 선비로 유명했으며, 황건적의 난이 일어났을 때는 노식(盧植)의 부장으로 활약했다. 동탁(董卓)이 권력을 잡자 그의 포악함을 비판하다가 북해의 상(相)으로 전출되었다.

공융은 당시 황제를 옹립하며 점차 야심을 드러내고 있던 조조(曹操)와 자주 대립했는데, 거듭 글을 올려 조조의 정치를 비판하며 망신을 주었다. 조조 역시 공융을 증오하며 꺼렸으나 워낙 공융의 명망이 높았으므로 겉으로는 용인하는 척 했다. 건안 13년(208년) 조조의 형주 정벌에 분개하여 조조를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조조의 명령으로 처형당했고 가족은 몰살당하였다.  그가 죽기 전에 쓴 시라고 전해지는 임종시다.


산하령에서 나오는 천창이 임종시에서 나오는 구절에서 따온것으로 보인다.  진왕이 읊은 부분은 '모함하는 말들이 바르고 곧은 이를 해치고 흘러가는 구름이 밝고 따뜻한 빛을 가리네.' 이부분인데 진왕의 처지를 생각하면 누가 구름이고 누가 햇빛인지 모를일이다. 진왕은 주자서에게 2년안에 천하를 재패하고 보여준다면서 잠시 놔주는거라는 말을 하는데 어.. 두분 상사 부하 관계 아니셨습니까? 표거라고 부르는거 보면 사촌이거나 그것보다 조금 먼 관계인거 같은데 어... 근친입니까?? 터벅터벅

산하령 25화

산하령 25화에 두사람의 대사 에 대한 고찰이다. 이 짧은 대화에 들어간 레퍼런스를 찾아보도록 하겠다. 4언율시라고 치면 각 구절마다 레퍼런스가 다르다.

天涯孤鴻 無根行客
세상 끝 외로운 기러기 갈 곳 없는 여행객
執子之手 坐看雲舒
그대 손을 잡고 앉아 떠도는 구름 바라본다.


주자서가 말한 부분에 대해 알아보자. 일단 이름얘기를 하면서 앞부분에 후술할 시들의 구절을 읊었다. 산하령의 시기적 배경이 언제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당말기에서 송후기로 보는 사람이 많기떄문에 시대와 맞지않는 인용이 많은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차피 무협이니 그냥 그러려니 하면 되는 것이다.
卜算子·黄州定慧院寓居作 蘇軾(소식)
복산자, 황주 정혜원 타향살이중 짓다.
缺月掛疏桐 漏斷人初靜
이지러진 달은 잎이 진 오동나무에 걸렸고 밤 깊어지니 사람들도 조용해 졌는데
時見幽人獨往來 縹緲孤鴻影
누가 보랴 幽人(유인) 홀로 오가는 것 아득히 멀리엔 외로운 기러기 그림자
驚起卻回頭 有恨無人省
놀라 일어난 기러기 머리를 돌려 사람들 돌보지 않는 것에 한을 품고
揀盡寒枝不肯棲 楓落吳江冷
차가운 가지 골라 자려해도 내키지 않아 외롭게도 싸늘한 모래섬에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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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蘇軾)은 원풍(元豐) 3년(1080) 2월 황주(黃州)로 좌천되어 원풍 7년까지 황주에 유배되어 있었으며 황주에 유배되어 있는 자기 자신을 외기러기에 비유하여 맑고 고상하게 살려고 애썼지만 결국에는 황주에 유배되어 있는 신세임을 한탄한 노래이다.
소식은 재능에 비해 출세운이 별로였는지 유배도 많이다니고 좌천도 많이 당했다. 이 시를 보면 참 착잡한 마음이 잘 담겨있는데 무엇보다 저 멀리 보이는 기러기도 아니고 그 기러기의 그림자다. 기러기도 되지 못해 겨우 바닥에 비추는 외로운 그림자 신세라는 뜻이다. 물론 주자서가 의미한게 이 부분이지는 나도 모르지만 만약 그렇다면 정말 크아아아 가슴이 찢어진다. 과몰입

  1. 卜算子(복산자) : 사패명(詞牌名)으로 복산자령(卜算子令), 백척루(百尺樓)등으로 불리며, 쌍조(雙調) 44자이다. 대표적 작품에는 육유의 복산자(卜算子·咏梅)가 있다.
  2. 定慧院(정혜원) : 지금의 호북성(湖北省) 황강현(黃崗縣) 동남쪽에 있다. 蘇軾이 황주에 유배 되었을 때 머물던 곳이다.
  3. 缺月(결월) : 이지러진 달. 그믐에 지는 달.
  4. 漏斷(누단) : 물시계가 끊어짐. 밤이 깊음을 말한다. 更漏(경루)는 밤 동안의 시간(五更)을 알리는 누수(漏水)이다.
  5. 初靜(초정) : 비로소 조용해지다.
  6. 幽人(유인) : 유거(幽居)하는 사람, 은사(隱士). 蘇軾(소식) 자신을 말한다.
  7. 縹緲(표묘) : 멀고 어렴풋하다. 가물가물하고 희미하다.
  8. 孤鴻(고홍) : 외기러기. 鴻은 큰 기러기(大雁).
  9. 回頭(회두) : 머리를 돌이킴. 자신을 돌아봄.
  10. 揀盡(간진) : 고르고 고르다.
  11. 寒枝(한지) : 차가운 겨울 나뭇가지.
  12. 楓落吳江冷(풍락오강랭) : 보는 바가 듣는 바에 미치지 못한 경우를 비유한 고사이다.

    당나라 정세익(鄭世翼)이 최신명(崔信明)의 ‘풍락오강랭(楓落吳江冷)’의 구절을 듣고 직접 만났을 때 그 나머지 시 구절을 읽어 보고 실망했다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吳江(오강)은 무창 일대를 지나는 장강(長江). 삼국시대에 오나라에 속하여 오강이라 했다. 동파전집에는 이 부분이 “寂寞沙洲冷(적막하고 차가운 모래섬이라네.)”로 되어 있다. 이 사(詞)는 전송사(全宋詞) 및 동파전집(東坡全集)에 실려 있으며 송(宋) 신종(神宗) 원풍(元豊) 5년(1082) 12월 경 지은 시로 소식이 황주에 유배되어 있을 때 지은 사이다.

출처
憶少年·別歷下 晁補之(조부지)
젊은날을 기억하며, 역하에서 이별하다.
無窮官柳 無情畫舸 無根行客
끝없는 길가의 버들, 무정한 그림배들, 떠돌이 나그네들
南山尚相送 只高城人隔
남산은 항상 서로를 보내 주는데, 단지 높은 성은 사람 멀어지게 하네.
罨畫園林溪紺碧 算重來 盡成陳跡
다채로운 그림같은 정원계곡 붉고 푸른데, 다시 올 때면 수려 경치는 흔적만 있겠지.
劉郎鬢如此 況桃花顏色
유우석도 이미 반백이 되 다욌으니, 어찌 다시 붉은 도화빛 얼굴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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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지(1053-1110), 본명은 오구(五九), 별명은 귀래자(桂來子)는 북송의 시인이자 작가로 소동파의 문객이었다. 그는 서예와 그림에 능하고 시와 시에 능하며 문학에도 능하다. 장뢰(張首), 황정견(皇庭廣), 진관(秦官)과 함께 수문사사(蘇门師師)로 불리며, 장뢰와 함께 조장(趙張)이라 불린다.

송사(宋詞)는 송나라의 가장 특징적인 문학 양식이며 매 수 곡조명이 있는데 이것을 ‘사패(词牌)’라고 부르고 격률에 따라 가사를 지은 것을 의성(依声)이라고 하였다. 송사는 멀리 시경(诗经)과 초사(楚辞)는 물론 한, 위, 육조의 시가(汉魏六朝诗歌)로부터 양분을 흡수하여 발전하였고 이후 명, 청(明清)의 희곡, 소설 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출처1 출처2

왜인지 당시(唐詩)에 비해 떨어지는 인지도 때문에 검색난이도가 높다. 여기서 나오는 떠돌이 나그네들이란 구절을 사용했다. 이래저래 온객행이 정처없이 떠돌았다는 것을 잘 안다는 느낌으로 쓴것일까? 정말 말하지 않아도 전부 이해했다는 느낌도 들고 하필 이렇게 쓸쓸한 느낌이 나게 이름을 지은 온객행도 유죄다.

주자서가 많은 시중에 왜 하필 이별하는 시를 골랐을까? 지목숨 버리는거 제일 잘하는 주자서가 일부러 이 시를 골랐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도 끝이 멀지 않았음을 어쩌면 직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애초에 칠규삼추정 삼년동안 사는건데 온객행이랑 다니면서 이래저래 무공도 많이쓰고 온객행을 만난 시점이 주자서가 진왕을 떠나고 1년정도 지난 후라는 설정을 보면 주자서가 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정확히는 모른다 여러번 말하지만 나는 알못이니까


온객행이 말한 부분을 살펴보자. 온객행 역시 주자서의 이름을 가지고 운율을 맞춰보았다. 정말 염병천병이라고 할 수 있겠다

詩經 國風 邶風 擊鼓
시경 국풍 패풍 격고; 북소리
擊鼓其鏜 踊躍用兵 土國城漕 我獨南行
북소리 둥둥울리니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병기를 휘두른다.
도성에서 흙일을 하고 조읍에서 성을 쌓는데, 나는 홀로 남쪽으로 원정을 떠나노라.
從孫子仲 平陳與宋 不我以歸 憂心有忡
손자중을 따라가서 진나라와 송나라를 화평케했으나
나와 더불어 돌아갈 수 없으니 근심하는 마음으로 서글프다.
爰居爰處 爰喪其馬 于以求之 于林之下
여기저기 흩어져 지내다가 타던 말도 잃어버리고
이리저리 찾아 헤매다가 숲속에서 찾았네
死生契闊 與子成說 執子之手 與子偕老
생사를 같이하자고 그대와 다짐했고
그대의 손을 잡으며 백년해로 약속했지.
于嗟闊兮 不我活兮 于嗟洵兮 不我信兮
아아, 멀리 떨어짐이여!내가 같이 못함이여!
아아 약속함이여, 내가 약속을 지키지 못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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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고는 5장(章)에 매장 4구(句)로 소서(小序)에 ‘주우(州吁)를 원망하는 시다’라고 했다. 군사를 동원하여 폭란을 일으킨 주우가 공손문중을 장수로 삼아 진(陳)과 송(宋) 두 나라를 평정케 하자 국인들이 그 무례함을 들어 원망했다. 후에 진나라와 힘을 합해 정나라를 정벌하려고 했다. 진나라는 위환공의 외가였음으로 위나라의 대부 석작(石碏)이 위후와 공모하여 주우를 유인하여 복양(濮陽)에서 살해했다.

  1. 부(賦)다. 스토리가 있는 시인 것이다.
  2. 鏜(당)은 북치는 소리다.
  3. 踊躍(용약)은 앉았다 일어났다하면서 치고 찌르는 모습니다.
  4. 兵(병)은 창 등의 병장기를 말하고 土(토)는 흙손일이고 國(국)은 나라의 도성으로 국내에서 도성을 쌓는 일에 노역하는 漕城(조성)은 지금의 하남성 복양시(濮陽市) 부근의 조(漕) 땅에 성을 축조하는 노역이다.
  5. 손(孫)은 성이고 자중(子仲)은 자로 당시 원정군의 장수다.
  6. 평(平)은 화(和)함이니 진(陳)나라와 송(宋)나라를 우호케 함이다.

    춘추은공(隱公) 4년, 위환공(衛桓公) 완(完)을 죽이고 스스로 군주의 자리에 오른 주우(州吁)가 외국에 무력을 과시하여 국내의 백성들에게 위엄을 보이기 위해 송(宋) ․ 위(衛) ․ 진(陳) ․ 채(蔡)의 군사를 빌려 정(鄭)나라를 쳤던 일을 말한다. 이는 ‘평화조약을 이미 맺어 전쟁이 끝났는데 왜 나를 데리고 돌아가지 않는가?’하고 서글퍼서 하는 말이다.

  7. 爰(원)은 于是(우시)로 위나라 사람이 전쟁에 나가 于是居處(우시거처) 즉 여기저기 居(거)하고 處(처)하다가 말을 잃어버렸다. 말을 찾아 숲속을 헤매며 대오를 잃고 위치를 이탈하여 전의를 상실한 마음을 노래했다.
  8. 契闊(계활)은 막혀서 멀다는 뜻이다.
  9. 成說(성설)은 혼인서약을 지켰다는 말로 즉 약속대로 혼인을 이루었음이다.
  10. 우차(于嗟)는 탄식하는 말이다.
  11. 활(闊)은 계활(契闊)로 멀리 떨어짐이고 활(活)은 같이 사는 것이다.
  12. 순(洵)은 약속을 지킴이다. 신(信)은 ‘펼 신(伸)’과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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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나간 처지를 한탄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중에 온객행이 가져다 쓴 부분은 네번째 부분으로 평생을 약속한 아내를 그리워하는 부분이다! 아내를 그리워해?! 하지만 마지막까지 읽어보면 이 시 역시 비극으로 끝난다. 하고 싶은 것, 약속 한 것 그 어떤것도 지키지 못함을 한탄하는 내용인 것이다. 그래도 일단 인용구의 내용만 보면 손을 잡고 백년해로를 약속하자는 뜻이니 온객행은 주자서에게 뭔가 약속을 하고 싶었던 걸까? 앞으로는 헤어지지 말자는 그런 다짐일까?

幽窗小記 中 陳繼儒(진계유)
看庭前花開花落 望天上雲捲雲舒
앞뜰의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바라보며, 하늘의 흘러가는 구름을 음미한다.

아무리 찾아도 한국어로 된 출처를 찾을 수가 없다. 애초에 유창소기라는 것이 정말 진계유가 썻는지에 대해 의심이 많고 책의 서명은 육소형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부분은 위키를 참조했다.) 비슷한 내용이 채근담에도 나온다. 채근담 후집의 내용을 보려고 한다. 채근담이라는 책 자체도 홍자성이라는 사람이 유명한 구절을 모아놓은 것에 지나지 않지만 그래도 일단 정확한 출처가 애매한 소창유기보다는 채근담쪽이 더 신뢰가 가는 레퍼런스이기 때문이다.

採根譚 後集 70
채근담 후집 70
寵辱不警, 閒看庭前花開花落.
영욕에 놀라지 않고 한가로이 뜰 앞에 피고 지는 꽃을 본다.
去留無意, 漫隨天外雲卷雲舒.
가고 머무름에 뜻이 없어 무심히 하늘 밖에 떠도는 구름을 바라본다.
晴空朗月, 何天不可翶翔而飛蛾獨投夜燭
하늘 맑고 달 밝으니 어디론들 못 날아갈까? 부나비는 어찌하여 촛불에 몸을 던지고
淸泉綠卉, 何物不可飮啄而鴟鶚偏嗜腐鼠
맑은 샘과 푸른 풀 먹고 마실 수 있건마는 올빼미는 굳이 썩은 쥐를 즐긴다.
噫! 世之不爲飛蛾鴟鶚者幾何人哉
아, 이 세상에 부나비와 올빼미 아닌 사람이 그 몇이나 될 것인가.

뭘 말하고 싶은걸까? 뭐 정해진 운명은 거스를 수 없다. 뭐 그런 뜻인걸까? 채근담은 매번 읽을떄마다 그 뜻이 바뀌기 때문에 가끔 읽고 있는데 그래서 소창유기에 나왔다는 저 구절이 묘하게 친근해서 찾아본 결과 채근담에서 찾게 된것이다! 유유히 흘러가는 시간과 같이 정해진 것을 바꿀 수는 없다 뭐 그런 의미인것 같다. 온객행이 하고 싶었던 말은 대체 무엇일까? 주자서와 온객행은 꼭 만날 운명이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걸까?

백년해로를 약속하고 그 다음에 우리는 꼭 만날 운명이었어 뭐 그런 얘기를 돌리고 돌려서 말한건가? 주자서를 향한 온객행의 고백인걸까? 이걸 듣고 잔을 부딧히고 술을 마시다니 이건 뭐 거의 프로포즈에 응한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아님)


이 모든 내용은 이 게시글을 참고로 작성 되었다. 중문주의

아름다웠던 그 15년

綺懷其十五 黄景仁
기회기십오 황경인

幾回花下坐吹簫,銀漢紅牆入望遙
꽃아래 앉아 피리를를 몇번이나 불었던가, 은하수 붉은 담장이 저 멀리 보이고
似此星辰非昨夜,爲誰風露立中宵
이 별은 어젯밤과 다른데 누구를 위해 바람과 이슬을 맞으며 한밤중에 깨어있나?
纏綿思盡抽殘繭,宛轉心傷剝後蕉
누에가 실을 다 뽑고 죽어야 그리움을 떨치려나 파초잎이 다 진 후에야 아픈 마음이 돌아 설까?
三五年時三五月,可憐杯酒不曾消
15년 15월, 애석하게도 술잔으로 과거를 지울 수 없네

황경인(1749~1783)은 청나라 시인이며 지금의 장수성 창저우 사람이다. 네살에 고아가 되었고 집안이 청빈했으며 소년시대에 이미 시로 명성을 얻었고 생계를 위해 사방으로 뛰어다녀야 했다. 평생 이백처럼 재능을 펼치지 못했고 가난에 시달렸다. 후에 현령으로 임명됐으나 빈곤과 질병으로 타향에서 객사하였다.

황경인은 젊었을 때 사촌 여동생과 사랑했는데 시작은 온정이 넘치지만 무언으로 끝난다. 그 짝사랑이 끝나 허무함과 쓸쓸함을 표현한 시이다. 두번째 구절인 '이 별은 어젯밤과 다른데 누구를 위해 바람과 이슬을 맞으며 한밤중에 깨어있나?' 이 싯구는 유명 무협소설에 쓰이면서 중국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시구가 되었다.

세번째에 나오는 누에같은 경우 당대(唐代)시인 이상은(李商隐)의 무제(无题) 시 중 春蠶到死絲方盡, 蠟炬成灰淚始干. ‘봄누에는 죽어서야 실 토하기를 그만두고 촛불은 재가 되어서 눈물이 마른다’ 가 떠오른다.
파초(芭蕉) 역시 이상은의 시 대증(代贈) 중에 芭蕉不展丁香結, 同向春風各自愁. ‘파초는 잎 못 펴고 라일락은 꽃잎 맺혀 함께 봄바람 향해서 각자 수심에 젖네.’ 라는 내용이 있다.


이 시는 앞서 소개한대로 무협소설에서 쓰인 이후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뜻의 관용어구로 많이 쓰인다. 산하령에서는 두번 쓰였는데, 한번은 온객행이 4화에서 다른 한번은 주자서가 22화에서 말했다.

4화에서 온객행은 이 별은 어제와 같지 않으니 한시도 낭비하지 말고 술을 마셔야한다는 뜻으로 말했다.


그리고 같은 내용으로 22화에서 주자서가 술을 마시며 세번째 구절을 완전하게 읊는다. 온객행이 회복하기를 바라는 고상을 보고 한 말이다. 크아아 배운 도련님 티가 나는 주자서 너무 좋다. 


4화와 22화의 상황이 매우 다른것도 또다른 포인트인데 일단 4화에서는 둘다 서로가 정확히 누구인지 모르고 간을 보는 중이라면 22화에서는 서로의 정체를 모두 알고 있다. 같은 시지만 말하는 사람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다. 인용된 구절이 황경인이 쓴 그 원작의 쓸쓸함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모 무협소설에서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애절함을 말하는 것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산하령의 시기적 배경을 송대(宋代)로 궁예하고 있는데 너무 최근의 시가 쓰인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너무 잘 어울리고 적절한 곳에 쓰였고 어차피 무협판타지니까 그런건 넘어가도록 하자.

북고산 아래에 잠시 머물다

次北固山下 王灣
차북고산하 왕만

당시삼백수 卷三 五言律詩 097
客路靑山外 行舟綠水前
길손은 푸른 산 바깥을 지나고 배는 짙푸른 물 위로 나아가네
潮平兩岸闊 風正一帆懸
물 불어 잔잔한 두 강둑은 드넓고 바람은 순풍이라 돛 하나만 올렸네
海日生殘夜 江春入舊年
밤의 끝에 바다에서 해가 솟아오르고 강은 이미 봄이라 한 해가 지나가네
鄕書何處達 歸雁洛陽邊
고향으로 보낸 서찰 어느 곳에 이르렀나 기러기 돌아가는 길에 낙양 지나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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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次(차): (잠시) 머물다. 멈추다.
  2. 北固山(북고산): 진강시鎭江市 북쪽 장강長江 가에 있는 산이다.
  3. 外(외): 하下로 쓰는 자료도 있다.
  4. 風正(풍정): 바람이 제대로 불다. 순풍.
  5. 殘夜(잔야): 곧 해가 뜨려고 하는 밤의 끝을 가리킨다.
  6. 江春入舊年(강춘입구년): 아직 새해가 되지 않았는데 강남은 벌써 봄이 왔다는 소식.
  7. 歸雁洛陽邊(귀안낙양변): 기러기가 소식을 전한다는 옛 이야기를 인용하여 북쪽으로 돌아가는 기러기가 고향인 낙양에 소식을 전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냄.
출처

王灣(왕만; 693~751) 자와 호 둘다 미상이다. 낙양 사람이다. 선천 연간에 진사가 되어 개원 초에 滎陽縣主簿(형양현주부)가 되었고, 《群書四部錄(군서사부록)》을 완성하는 문헌정리 사업에 참여하여 洛陽尉(낙양위)에 제수되었다. 《唐才子傳(당재자전)》에는 기무잠(綦毋潛)과 절친하였으며, 오초(吳楚; 양쯔강남쪽 지방)를 왕래하면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고 전한다. 《全唐詩(전당시)》에 10수의 작품이 실려 있다.

전당시에 작품이 10개나 실려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삶에 대한 기록이 많지 않다. 애초에 왕만이 남긴 시가 10개가 전부다. 따로 책을 내거나 하지 않아서 아마 소실된것으로 추정하는 듯 하다. 벼슬하는 동안의 기록을 제외하면 어디에서 태어났고 어디에서 죽었는지 생몰년도 조차도 확실하지가 않다. 그 중에도 차북고산하가 제일 유명한데 강남(양쯔강 남쪽지역)에 머무르면서 산과 호수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를 많이 썼다고 한다. 산수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그의 시풍은 후대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산하령에서는 20화에서 주자서가 온객행의 이름에 대해 말할때 나온다.

'客路靑山外 行舟綠水前'
이부분에서 여행객이 푸른산 바깥을 지나고 배가 물 위로 나아간다고 하는데 앞자를 따면 객행이다.

개인적으로는 견연의 연(衍)이라는 글자가 行사이에 氵(水)가 들어갔는데, 주자서가 생각한 구절을 보면 여행객이 푸른산 바깥을 지나며 배가 물을 지나간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연자를 풀어서 쓰면 가고 있는 사이에 물이 들어가니까 저 구절의 앞자를 따서 객행으로 지은것이 아닐까 하는 궁예를 하는것이다. 정말로 그런건지는 알수 없다. 왜냐면 난 알못이니까.

암튼 소소한 부분에서 주자서가 많이 배운 귀족이라는게 티가 나서 더 간질간질하고 도련님시절 주자서가 궁금해지는 것이다. 온객행이 무슨 말을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그러니 온객행이 죽고 못살지 진짜 죄많은 유죄남 주자서... 크아아아아아아 솔직히 34화부터는 온객행아 주자서 좀 놔줘라 싶은데 온객행이 안놔줘서 어영부영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아닌 뭐 그저그런 엔딩이 되버렸다. 그래서 내가 여직 하산을 못하고 있지... 나좀 나줘라ㅠㅠㅠㅠ

늘어진 이삭

詩經 國風 王風 黍離
시경 국풍 왕풍 서리; 늘어진 이삭

彼黍離離 彼稷之苗 行邁靡靡 中心搖搖
저기 기장 이삭 늘어지고, 피까지 돋아나 있는데, 갈수록 걸음은 더디어 지고, 슬픔은 물결처럼 출렁거리네.
知我者 謂我心憂 不知我者 謂我何求
내 마음을 아는 이야, 시름이 가득하다 하겠지만, 내 마음을 모르는 이는, 무엇 때문에 그러느냐 하겠지.
悠悠蒼天 此何人哉
아득하게 뻗은 푸른 하늘이여, 이는 누구의 탓인가?
彼黍離離 彼稷之穗 行邁靡靡 中心如醉
저기 기장 이삭 늘어지고, 피 이삭이 자라는데, 갈수록 걸음은 더디어 지고, 마음 속에는 술이 취한 듯 하네.
知我者 謂我心憂 不知我者 謂我何求
내 마음을 아는 이야, 근심이 가득하다 하겠지만, 내 마음을 모르는 이는, 무엇 때문에 그러느냐 하겠지.
悠悠蒼天 此何人哉
아득하게 뻗은 푸른 하늘이여, 이는 누구의 탓인가?
彼黍離離 彼稷之實 行邁靡靡 中心如噎
저기 기장 이삭 늘어지고, 피도 익어서 여물었는데, 발걸음은 더디어 지고, 마음속 슬픔에 목이 메이네.
知我者 謂我心憂 不知我者 謂我何求
내 마음을 아는 이야, 근심이 가득하다 하겠지만, 내 마음을 모르는 이는, 무엇 때문에 그러느냐 하겠지.
悠悠蒼天 此何人哉
아득하게 뻗은 푸른 하늘이여, 이는 누구의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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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피(彼): 〈모전(毛傳)〉에서는, ‘종묘와 궁실을 저기라고 한것이다’라고 하였다.
  2. 서(黍): 메기장.
  3. 이리(離離): 곡식의 과일이나 이삭이 익어서 늘어진 모양.
  4. 직(稷): 피. 또는 기장을 이름. 또한 서(黍)는 좁쌀,직(稷)은 옥수수라고도 한다.
  5. 행매(行邁): 걸어서 가는것.
  6. 미미(靡靡): 천천히 걷는모양. 모전(毛傳)〉에서는 ‘지지(遲遲)와 같다’고 하였다.
  7. 중심(中心): 심중(心中).마음속.
  8. 요요(搖搖): 근심이 되어 마음이 안정 되지 못한 것. 〈모전(毛傳)〉에서는, ‘깊이 근심하여 호소할 곳이없음’ 이라 하였고, 주희(朱熹)는 ‘정(定)하는 바가 없음’ 이라 하였다.
  9. 위아하구(謂我何求): 내가오래 머물며 떠날 줄을 모르고 있는 것을 보고, 다른 사람이 미심쩍게 여기는 의미가 함축된 말이다.
  10. 유유(悠悠): 아득하게 먼모양. 〈모전(毛傳)〉에서는, ‘멀다’라고 하였다.
  11. 차하인재(此何人哉):이렇게 망하게 한 그 사람은 누구인가?
  12. 수(穗): 벼나 보리등의 이삭을 이름.
  13. 중심여취(中心如醉): 근심에 취한 것이, 마치 술에 취한 듯하다.
  14. 실(實): 직묘(稷苗)인데, 곡식의 이삭인 수(穗)를 의미한다. 실(實)로 변한 것은 가서 볼때마다 곡식이 점점 더 자란 것을 시간적으로 말한 것이다.
  15. 열(噎): 목이 메다. 근심을하여 숨을 쉴수가 없는 상태를 말함.
출처

주나라 평왕(平王) 때 낙읍[落邑: 왕성(王城) 또는 동도(東都) 라고도 부름)]으로 도읍을 옮긴 다음, 한대부가 행역(行役)으로 옛 서울이었던 종주[宗周: 호경(鎬京) 또는 서도(西都)라고도 부름]에 이르러 보게 되었는데, 지난 날의 종묘와 궁실은 모두 다 없어지고 그곳에는 기장과 피만이 수북히 자라나 있는 것을 보고 그 슬픔을 읊은 것이라고 한다. 옛날의 화려했던 대궐터에 서있는 대부의 깊은 감회가 구체적인 자연묘사로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시경은 공자가 문하의 제자를 교육할 때, 주나라 왕조의 정치적 형태와 민중의 수용 태도를 가르치고 문학·교육에 힘쓰기 위하여 편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한시대에 〈제시(齊詩)〉·〈노시(魯詩)〉·〈한시(韓詩)〉·〈모시(毛詩)〉 라는 네 가지 종류의 책이 나왔지만, 오늘날 남은 것은 그중의 모시뿐이어서 별도로 모시라 하기도 한다. 

311편의 고대 민요를 '풍(風)', '아(雅)', '송(頌)'의 3부로 나누어서 편집하였다. 그중 6편은 제명(題名)만 있을 뿐 어구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사가 있는 것은 305편이다. '풍(風)'이라는 것은 각국의 여러 지역에서 수집된 160개의 민요를 모은 것이요, '아(雅)'라는 것은 연석(宴席)의 노래로, 다시 소아(小雅)와 대아(大雅)로 구분된다. 소아 74편과 대아 31편은 조정에서 불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頌)' 40편은 왕조·조상의 제사를 지낼 때의 노래라고 여겨진다. 어느 것이든 고대의 이름없는 민중이나 지식인의 노래이다.

산하령에서는 14화에서 온객행이 자신의 배 안에서 말한다. 귀곡을 나오면서 분명히 생각한 뭔가가 있었을 텐데 주자서 만나면서 뭔가 잘못된 부분이 있나보다. 1화에서 온객행이 주자서를 보고 변수라고 했는데 온객행 본인이 생각한것보다 좀 많이 큰 변수였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