綺懷其十五 黄景仁
기회기십오 황경인
꽃아래 앉아 피리를를 몇번이나 불었던가, 은하수 붉은 담장이 저 멀리 보이고
이 별은 어젯밤과 다른데 누구를 위해 바람과 이슬을 맞으며 한밤중에 깨어있나?
누에가 실을 다 뽑고 죽어야 그리움을 떨치려나 파초잎이 다 진 후에야 아픈 마음이 돌아 설까?
15년 15월, 애석하게도 술잔으로 과거를 지울 수 없네
황경인(1749~1783)은 청나라 시인이며 지금의 장수성 창저우 사람이다. 네살에 고아가 되었고 집안이 청빈했으며 소년시대에 이미 시로 명성을 얻었고 생계를 위해 사방으로 뛰어다녀야 했다. 평생 이백처럼 재능을 펼치지 못했고 가난에 시달렸다. 후에 현령으로 임명됐으나 빈곤과 질병으로 타향에서 객사하였다.
황경인은 젊었을 때 사촌 여동생과 사랑했는데 시작은 온정이 넘치지만 무언으로 끝난다. 그 짝사랑이 끝나 허무함과 쓸쓸함을 표현한 시이다. 두번째 구절인 '이 별은 어젯밤과 다른데 누구를 위해 바람과 이슬을 맞으며 한밤중에 깨어있나?' 이 싯구는 유명 무협소설에 쓰이면서 중국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시구가 되었다.
세번째에 나오는 누에같은 경우 당대(唐代)시인 이상은(李商隐)의 무제(无题) 시 중
파초(芭蕉) 역시 이상은의 시 대증(代贈) 중에
이 시는 앞서 소개한대로 무협소설에서 쓰인 이후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뜻의 관용어구로 많이 쓰인다. 산하령에서는 두번 쓰였는데, 한번은 온객행이 4화에서 다른 한번은 주자서가 22화에서 말했다.
4화에서 온객행은 이 별은 어제와 같지 않으니 한시도 낭비하지 말고 술을 마셔야한다는 뜻으로 말했다.
그리고 같은 내용으로 22화에서 주자서가 술을 마시며 세번째 구절을 완전하게 읊는다. 온객행이 회복하기를 바라는 고상을 보고 한 말이다. 크아아 배운 도련님 티가 나는 주자서 너무 좋다.
4화와 22화의 상황이 매우 다른것도 또다른 포인트인데 일단 4화에서는 둘다 서로가 정확히 누구인지 모르고 간을 보는 중이라면 22화에서는 서로의 정체를 모두 알고 있다. 같은 시지만 말하는 사람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다. 인용된 구절이 황경인이 쓴 그 원작의 쓸쓸함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모 무협소설에서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애절함을 말하는 것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산하령의 시기적 배경을 송대(宋代)로 궁예하고 있는데 너무 최근의 시가 쓰인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너무 잘 어울리고 적절한 곳에 쓰였고 어차피 무협판타지니까 그런건 넘어가도록 하자.


0 comments: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