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題 李商隱(이상은)
당시삼백수 卷四 七言律詩 210 無題
어젯밤 별들이 총총하고 바람 불 적에
화루(畫樓)의 서편 계당(桂堂)의 동편이었지
몸에는 채색 봉황의 두 날개 없지만
마음은 신령한 무소뿔의 흰 줄처럼 하나로 통했지
나뉘어 앉아 송구(送鉤)놀이할 때 봄 술은 따뜻했고
패 갈라 사복(射覆)놀이할 때 등잔불이 붉었는데
아, 경고(更鼓) 소리 듣고서 입조(入朝)하기 위해 가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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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서(靈犀)는 신령한 짐승이다.
《南州異物志》(남주이물지)에 이르기를 “서(犀)는 신리(神異)함을 지니고 있어서 뿔로써 그 신령함을 드러낸다.
[犀有神異 表靈以角] ”고 하였다. 구설에는 무소의 뿔 속에 하얀 실 같은 것이 있어서 그것이 대뇌를 지나 뿔의 양 끝을 이어준다고 한다. 여기서는 두 마음이 서로 통하는 것이 마치 양 끝이 서로 통하는 무소뿔 같음을 말한 것이다. - 送鉤(송구) : 옛 놀이의 하나로 장구(藏鉤)라고도 하는데, 고리를 보내어 그것을 감추게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술을 마실 때 즐기는 유희로 이를 통해 벌주를 먹이기도 하였다.
주처(周處)의 《風土記》(풍토기)에
義陽臘日飮祭之後 叟嫗兒童爲藏鉤之戲 分爲二曹 以校勝負……一鉤藏在數手中 曹人當射知所在
“의양(義陽)에서는 섣달에 음복한 후에 노인들과 아이들이 장구(藏鉤)놀이를 하는데, 두 조로 나뉘어 승부를 가린다.……고리 하나를 여러 사람의 손 가운데 감추어두고 상대편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맞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 分曹(분조)는 조(組)를 나눈다는 뜻이다.
- 射覆(사복?사부?) 역시 고대의 놀이로 두건이나 그릇에 물건을 넣어두고 그것을 맞히게 하는 것이다.
- 蠟燈(납등)은 蠟燭(납촉; 밀랍으로 만든 초)이다.
- 鼓(고)는 늦은 밤 시간을 알려주는 북 소리, 更鼓(경고)를 가리킨다.
- 聽鼓應官(청고응관)은 백관이 경고가 울리는 것을 듣고 入朝(입조)하는 것이다. 옛날에는 卯時(묘시), 즉 새벽 5시에서 7시 사이에 입조하였다.
- 蘭臺(난대)는 秘書省(비서성)을 지칭하는데, 도서와 秘籍(비적)을 관리하던 곳이다. 唐(당) 高宗(고종) 龍朔(용삭) 연간에는 비서성을 난대라고 불렀다. 이때 시인은 비서성 正字(정자)를 맡고 있었다.
- 斷蓬(단봉)은 轉蓬(전봉)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는데, 마른 쑥이 바람에 날리는 것을 말한다.
당시삼백수 卷四 七言律詩 212 無題 二首之一
다시 온다는 빈말을 남긴 뒤 발길을 끊으시니 달 기운 누대 위에서 오경의 종소리 듣는다.
꿈속에서 멀리 떠나보낼 때 우느라 불러보지도 못했건만 편지도 급히 서둘러서 먹빛도 진하지 못하구나.
촛불은 금비취 휘장에 반쯤 가려져 있는데 사향은 연꽃 휘장 너머로 은은히 스며온다.
유랑(劉郎)은 봉래산이 멀다고 한탄했지만 봉래산 보다 만 겹 멀리 떨어져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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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五更(오경)은 황혼부터 새벽까지의 저녁을 5등분하여 甲夜, 乙夜, 丙夜, 丁夜, 戊夜 또는 一更, 二更, 三更, 四更, 五更 등으로 지칭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막 동이 틀 무렵을 뜻한다. 一更이 지날 때마다 종이나 북 등을 쳐서 시간을 알렸으므로, ‘오경종’은 저녁의 마지막 종소리, 즉 밤을 꼬박 새웠음을 뜻한다.
- 金翡翠(금비취) : 비취새가 그려진 장막을 뜻한다. 금색 실로 비취새 문양을 수놓은 장막의 일종으로, 잠잘 때 촛불의 빛을 가리기 위해서 사용하였다.
- 麝熏(사훈)은 사향을, 繡芙蓉(수부용)은 부용꽃을 수놓은 장막을 지칭한다. 微度(미도)는 장막을 통과하여 향기가 은은하게 넘어오는 것을 의미한다.
- 劉郎(유랑) : 당나라 때 남자를 郎(랑)이라고 불렀다.
東漢(동한) 永平(영평) 연간에 劉晨(류신)이 阮肇(완조)와 함께 천태산에서 약초를 캐다가 우연히 桃源洞(도원동)의 선경에 들어가 선녀를 만나서, 반년을 살다 돌아오니 자손이 칠세대가 지난 후였다. 그 뒤 다시 도원동을 찾아가려 했으나 종전의 길이 묘연하여 찾을 수 없었다는 전설이 전하는데, 남조시대 송나라의 劉義慶(유의경)이 지은 《幽明錄》유명록에 실려 있다.
- 惠然肯來(혜연긍래): 즐거운 마음으로 온다는 뜻으로, 《詩經》 〈邶風 終風〉시경 패풍 동풍의
‘하루내내 바람불고 또 흙비가 내리지만 순순히 즐겨 오기도 한다.
[終風且霾 惠然肯來] ’에서 인용한 구절이다. 후대에 손님의 내방을 환영하는 말로 쓰였다. - 膠漆(교칠) : 아교와 옻칠로 우애가 두터움을 일컫는 말이다.
당시삼백수 卷四 七言律詩 213 無題 四首其二
살랑 동풍 불며 가랑비 내리더니 연꽃 핀 연못 너머로 가벼운 우레 소리
두꺼비 향로 닫혀 있어도 향 넣어 사르고 범 장식 도르래의 줄로 우물물 길을 수 있건만
가씨(賈氏)는 주렴 너머 미소년 한연(韓掾)을 엿보았고 복비(宓妃)는 재주 있는 위왕(魏王)에게 베개 남겨주었건만
꽃 핀다고 다투듯 춘심(春心) 내지 말지어다 한 조각 그리움이 한줌 재되고 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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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颯颯(삽삽)은 바람 부는 소리를 나타낸 의성어이다.
- 芙蓉塘(부용당)은 남조(南朝)의 악부(樂府)와 당시(唐詩) 가운데 남녀가 만나는 곳으로 항상 언급되는 장소이다.
- 輕雷(경뢰)는 사마상여(司馬相如)의 〈長門賦(장문부)〉에 “우레 소리 우르릉 울리니 님의 수레 소리 닮았네.[雷殷殷而響起兮 聲象君之車音]”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 金蟾(금섬)은 두꺼비 모양의 香爐(향로)를 말한다.
- 鏁(쇄)는 鎖(쇄)와 같은 말로 여기서는 향로에 태울 향을 넣을 수 있는 여닫이 장치를 말한다.
- 玉虎(옥호)는 물을 길을 수 있는 도르래 장치인데, 특히 도르래 장치에 조각된 호랑이 장식을 들어 말한 것이다.
- 牽絲(견사)는 도르래에 달린 줄을 말한다.
- 賈氏(가씨)는 賈充(가충)이고, 韓掾(한연)은 한수(韓壽)를 가리킨다. 少는 젊고 아름다운 모습을 말한다. ≪世說新語(세설신어)≫ 〈惑溺(혹닉)〉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보인다.
진(晉)나라 한수(韓壽)는 용모가 뛰어났는데 사공 가충(司空 賈充)이 그를 불러 자신의 하급관리[연:掾]로 삼았다. 가충(賈充)이 모임을 가질 때마다 가충(賈充)의 딸이 주렴 너머에서 한수(韓壽)를 엿보며 마음에 들어 하였다. 그 후 자신의 하녀를 그의 집에 보내 연락을 주고받다가 급기야는 한수(韓壽)의 집에서 정을 나누게 된다.
한수(韓壽)에게서는 남과 다른 좋은 향내[奇香(기향)]가 났는데, 서역에서 온 이 향은 황제가 가충(賈充)에게 내려준 것으로 가충(賈充)의 딸이 몸에 지니고 있다가 한수(韓壽)에게 준 것이었다. 이 향 때문에 둘 사이가 탄로나 가충(賈充)은 딸을 한수(韓壽)에게 시집보냈다. - 전설에 따르면 ‘宓妃(복비)’는 원래 복희씨(伏羲氏)의 딸로 낙수(洛水)에 빠져죽어 낙수의 신(神)이 되었는데, 조식(曹植)의 〈洛神賦(낙신부)〉에도 그 기록이 보인다.
‘魏王(위왕)’은 조식을 가리킨다. 이 구절에서 인용한 고사는 ≪文選(문선)≫ 〈洛神賦(낙신부)〉의 이선(李善) 주(注)를 따른 것이다. 이선(李善)의 주(注)에 따르면 복비(宓妃)는 조비(曹丕)의 황후 견후(甄后)를 가리킨다.
견후(甄后)는 견일(甄逸)의 딸로, 조식(曹植)이 그녀와 결혼하려 했는데 조조(曹操)가 조식(曹植)의 형 조비(曹丕)에게 시집보낸다. 조식은 그녀를 잊지 못해 침식을 잊을 지경이었다. 후에 조정에 들어가니 황제 조비가 동생 조식에게 견씨의 금대침(金帶枕) 등을 보여주자 조식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이때는 이미 황후 견씨가 세상을 떠난 후였으므로 조비는 금대침(金帶枕)을 조식에게 주었다.
자신의 봉지(封地)로 돌아가다 낙수(洛水)를 건너게 되었는데 그날 꿈에 견씨가 나타나 ‘저는 본래 당신께 마음을 주었는데 그 마음이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이 베개는 제가 처녀 때부터 가지고 있다 시집가서도 썼던 것입니다. 전에 五官中郞將(오관중랑군=조비)에게 드렸는데 이제 당신께 드립니다.’라고 하였다.
당시삼백수卷四 七言律詩 215 無題
서로 만나기 어렵더니 헤어지기 또한 어려워 동풍은 힘 없건만 온갖 꽃 시들게 하네.
봄 누에는 죽어서야 실을 다 뽑아내고 초는 닳고서야 눈물을 처음으로 멈추는구나.
새벽에 거울 들여다보며 풍성한 머리 변한 것을 걱정하고 밤에 읊조리다가 달빛이 차가워짐을 깨닫는다네.
봉래산을 예서 가려해도 길이 없으니 파랑새야, 살짝 날아가서 엿보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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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東風(동풍) : 春風(춘풍)을 말한다.
- 絲(실 사)와 思(생각 사)는 같은 음으로 동음어이다. 봄누에가 죽어야 실을 토하는 것이 끝나듯, 굳건한 애정 역시 죽어서야 끝남을 비유하였다.
- 淚(누,루)는 촛농과 눈물을 뜻하는 중의어이다. 이 구절 역시 초가 다 타서 재가 되어야 촛농이 마르듯, 애정이 변하지 않음을 비유하였다.
- 雲鬢(운발)은 젊은 여인의 구름과 같은 검은 머리를 형용한다.
- 改(개)는 용모가 초췌하게 바뀌었음을 말한다.
- 蓬萊(봉래) : 蓬山(봉산)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봉래는 동해의 선산인데 여기서는 애인이 있는 곳을 지칭한다.
- 靑鳥(청조) : 西王母(서왕모)에게 소식을 전해주던 전설상의 神鳥(신조)인데, 여기서는 소식을 전해주는 사람을 말한다.
당시삼백수 卷四 七言律詩 217 無題 二首之二
봉황꼬리 무늬의 향라(香羅) 얇게 몇 겹을 치고 푸른 무늬, 둥근 장식의 장막을 깊은 밤에 꿰맨다.
달 모양의 부채는 부끄러움을 다 가리지 못하였고 수레 소리 우레 같아 대화를 나누지 못하였지.
촛불 다 탄 적막한 어둠 속에서 보냈었는데 석류 붉게 핀 시절에도 소식조차 없구나.
그대의 반추마는 수양버들 언덕에 매어 있는데 어디서 서남풍 불어오기 기다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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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鳳尾(봉미)는 봉황의 꼬리 깃털로 여기서는 뛰어나게 아름다운 문양을 지칭한다.
- 香羅(향라)는 가벼운 고급 비단을 미화한 말이다.
- 碧文圓頂(벽문원정)은 녹색 무늬에 둥근 장식을 단 비단 장막을 지칭하는데, 혼례를 치를 때 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 縫(봉)은 장막을 깁거나 또는 여미는 것으로 해석한다. 밤 깊어 이 장막을 깁거나 여민다는 것은 연인과의 만남을 기대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 扇裁月魄(선재월백) 여자가 사용하는 부채로, 달 모양을 본뜬 것을 지칭한다.
月魄(월백)은 달이 기울어 빛나지 않는 부분이나 달 자체를 지칭하기도 한다. 혹 도가에서 해는 양이므로 魂(혼)으로 칭하고, 달은 음이므로 魄(백)으로 칭했다는 설도 있다. 班睫妤(반첩여)의 〈怨歌行(원가행)〉에 “재단하여 합환선을 만드니, 동글동글 밝은 달과 같네.
[裁爲合歡扇 團團似明月] ”라고 하였다. - 雷聲(뇌성)은 마차가 달릴 때 나는 소리를 천둥 소리에 비유한 것이다. 石榴紅 : 여름 5월 즈음 석류꽃이 필 시기를 뜻한다.
- 語未通(어미통)은 마차와 수레 소리 때문에 서로의 정을 확인할 수 있는 대화를 나누지 못하였음을 뜻한다.
- 金燼暗(금신암): 등촉이 꺼져 어두워짐을 뜻한다. 金燼(금신)은 燈花(등화) 즉 불꽃이 타는 심지이다.
- 石榴紅(석류홍): 여름 5월 즈음 석류꽃이 필 시기를 뜻한다.
- 斑騅(반추): 청색과 백색이 섞인 준마를 지칭한다.
- 何處西南待好風(하처서남대호풍) : ‘어느 곳에서 서남쪽에서 불어오는 좋은 바람을 타고 그대의 품에 날아갈 수 있을까.’라는 뜻이다.
조식(曹植)의 〈七哀詩(칠애시)〉에 “부침이 각자 형세가 다르니, 어느 때 만나 함께할 수 있을까. 원하노니 서남풍이 되어, 길이 그대의 품에 들고 싶어라.
[浮沈各異勢 會合何時諧 願爲西南風 長逝入君懷] ”라고 하였다.
당시삼백수 卷四 七言律詩 218 無題 二首其二
겹겹으로 휘장 깊이 드리운 막수(莫愁)의 방 잠자리 든 뒤 깊은 밤은 길기도 해라.
무산신녀(巫山神女)의 생애는 원래 꿈이었고 소고(小姑)의 거처엔 본래 임이 없었지
바람과 물결은 마름 가지 연약한 걸 알지 못하고 누가 시켜 달과 이슬이 계수나무 잎을 향기롭게 했던가?
그대 향한 그리움 아무리 무익해도 상관없어요 슬픈 가운데 애정에 눈멀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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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莫愁(막수): 원래는 고악부(古樂府)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이다.
남조(南朝)시대 악부(樂府)로 양(梁) 무제(武帝) 소연(蕭衍)이 지은 〈河中之水歌(하중지수가)〉(〈河中曲(하중곡)〉이라고도 한다)에
河中之水向東流 洛陽女兒名莫愁 莫愁十三能織綺 十四采桑東陌頭 十五嫁爲盧家婦 十六生兒字阿侯 盧家蘭室桂爲梁 中有鬱金蘇合香……
“황하 강물 동쪽으로 흐르네, 막수(莫愁)라는 이름의 낙양 여자 있었지, 막수는 열셋에 비단 짤 수 있었고, 열넷에 동쪽 길머리에서 뽕잎 땄네, 열다섯에 시집가 노씨 집안 아낙 되었고, 열여섯에 아이 낳아 아후(阿侯)라 했네, 노씨 집은 난초향 나는 방에 계수나무 서까래에다, 집안에는 울금과 소합 향내 가득하네.
” 라고 보이는데, 미인이기도 해서 아름다운 여자라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 淸宵(청소)는 고요하고 깊은 밤을 말한다.
- 細細長(세세장)은 밤이 긴 것을 말한다. 이 말속에는 수심(愁心)이 오래간다는 의미가 함축돼 있다. 細細(세세)는 강조하는 말로 쓰였다.
- 神女(신녀): ‘神女’는 초(楚) 양왕(襄王)과 꿈속에서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나눈 무산신녀(巫山神女)를 말한다.
송옥(宋玉)의 〈高唐賦 幷序(고당부 병서)〉와 그 속편(續篇) 〈神女賦 幷序(신녀부 병서)〉에 보인다.
- 小姑居處本無郎(소고거처본무랑): 이 구절은 남조(南朝)시대 악부(樂府) 〈神弦歌(신현가) 淸溪小姑曲(청계소고곡)〉의 “小姑 사는 곳, 님 없이 홀로 있네.
[小姑所居 獨處無郎] ”에서 왔다. - 淸狂(청광) : 욕심이 없고 미친 사람 비슷한 상태이다. 여기서는 치정(癡情)의 뜻으로 끝까지 애정을 지킨다는 의미로 썼다.
이상은(李商隱, 원화 7년(812년) 또는 원화 8년(813년)~대중 12년(858년))은 중국 당나라의 관료 정치가로 두목(杜牧)과 함께 만당(晩唐)을 대표하는 한시인이다. 자는 의산(義山), 호는 옥계생(玉谿生) 또는 달제어(獺祭魚)이다.
이상은의 시는 화려하고 때로는 관능적이며, 때로는 상징적이다. 특히 연애시에서 이상은 시의 특색이 발휘된다. 그는 애정시 방면에서 독보적인 경지에 올랐고 사랑에 빠진 남녀의 심리를 섬세하게 읽어냈다는 평을 받는다.
무제(無題)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작품을 포함해 이상은은 아예 제목을 짓지 않거나 혹은 간단히 시구에서 빌리는 정도로 제목을 붙였는데, 만당시의 경향인 유미주의를 보다 더 추구하여 암시적이고 상징적인 수법을 구사하고, 몽롱하며 환상적이고 관능적인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였다.
그 주제는 대개 '파국'으로 끝나버린 '불륜'의 연애의 회상, 감미로운 꿈 같은 청춘의 기억의 서술이다. 당연히 그 내용은 몹시 애수를 띠지만 그것을 우아한 시구나 댓구, 고전의 인용으로 장식하여 탐미주의의 경지에 이르고 있다. 출처
당나라 이상은은 두목과 함께 만당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李杜(이두)라고 불린다. 당대(唐代)시인은 워낙 유명한 사람이 많고 또 한시의 최대 번성기라고 할 수 있을정도로 사용하는 문체나 소재가 매우 다양하다. 유독 애정시를 많이 쓴 이상은은 후대에도 영향을 많이 끼쳤는데 대부분의 유교적 해석이 그러하듯 뜻대로 보지 않고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끼워맞추어 쇄락해가는 당나라와 연관지어 그의 애정시를 사회적 통찰로 바꿔버렸다. 유교하는 애들은 다들 좀 인셀이었는지 왜들 그렇게 정치나 사회랑 연관 못시켜서 안달일까? 순수하게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는 점을 부정하려고 한다. 다른 한시와 마찬가지로 유명한 시가들을 인용한 구절이 많기때문에 기본지식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7언율시이고 만당시기의 작품이기 때문에 시경이나 초사처럼 직관적인 뜻 유추가 어려운 부분이 별로 없다.
사실 처음으로 이상은의 시를 접한 것은 신조협려에 나온것이다. 양과가 소용녀와 자신의 처지를 촛불에 비유할 때, 황약사가 죽은 부인을 그리워하며 읊고 서재에 걸어둔 대련을 떠올리는 부분에 나오는 시이다.
“봄 누에는 죽음에 이르러서야 실이 다하고, (春蠶到死絲方盡) 촛불은 제 몸을 다 살라서야 눈물을 그치네. (燭炬成灰淚始干)”
이 구절은 후대의 시나 문학 작품에서도 종종 인용될 뿐만아니라 봄누에와 촛불이라는 단어에 애틋한 서사를 부여한 시이기도 하다.그 나라에서는 의무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어서 현대에도 자주 사용되는 구절이라고 한다. 해석및 참고는 출처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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