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

詩經 國風 衛風 碩人
시경 국풍 위풍 석인; 아름다운 사람

碩人其頎 衣錦褧衣
저 미인 키도 크고 날씬한데 비단에 엷은 홑옷 입었네.
齊侯之子 衛侯之妻
제후의 따님이며 위후의 아내요,
東宮之妹 邢侯之姨 譚公維私.
동궁의 누이며 형후의 처제요 담공의 처형이시네.
手如柔薺 膚如凝脂 領如蝤蠐 齒如瓠犀
손은 부드러운 띠싹 같고 살결은 기름처럼 보드랍고 목은 흰 나무벌레 같고 이는 박씨처럼 하얗고요.
螓首蛾眉 巧笑倩兮 美目盼兮.
매미같은 이마에 나방같은 눈섭 곱게 웃으니 보조개 지고 예쁜눈은 흑백이 또렷하네.
碩人敖敖 說于農郊
훌륭하신님 날씬하시고 도성 밖에 머물러 사신다네
四牡有驕 朱幩鑣鑣 翟茀以朝
수레 끄는 네 필 말은 장대하고 붉은 끈을 감은 재갈은 아름답고 꿩깃 덮개 덮고 조정에 간다네.
大夫夙退 無使君勞
대부들은 일찍 물러나며 임금님을괴롭히지 말자고 하셨다네.
河水洋洋 北流活活
강 물은 넘실거리고 북쪽으로 콸콸 흘러가고,
施罛濊濊 鱣鮪發發 葭菼揭揭
물 깊은 곳에 고기 그물 던지면,잉어 붕어때가 파닥거리고, 큰 갈대작은 갈대자랄데로 자라있네.
庶姜孼孼 庶士有朅
꾸미고 따라온 여인들 곱기도 하고 수행 관원들도 늠름하게 전송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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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碩人(석인)은 장강(莊姜)을 말하고 頎(기)는 훤칠하게 키가 큰 모양을 뜻한다.
  2. 錦(금)은 문채가 있는 옷이고, 褧(경)은 홑옷이니, 錦衣(금의)에 褧衣(경의)를 더한 것은 문채가 더욱 드러나기 때문이다.
  3. 東宮(동궁)은 태자가 거처하는 궁궐이니 제(齊)나라 태자 득신(得臣)이다.
  4. 석인은 태자와 같은 모친의 소생으로 매우 귀한 신분임을 말한 것이다. 뒤에 태어난 여자 형제를 妹(매)라 하고 妻(처)의 姊妹(자매), 즉 처제나 처형을 姨(이)라 하고 형부나 자부를 私(사)라 한다.
  5. 띠풀이 처음 난 것을 荑(이)라 하는데, 부드럽고 새하얀 것을 말한 것이다.
  6. 凝脂(응지)는 기름이 차가운 기운에 엉긴 것이니, 하얗게 빛나는 살결을 말한 것이다.
  7. 領(영)은 줄기이다.
  8. 蝤蠐(추제)는 하얗고 긴 나무굼뱅다.
  9. 瓠犀(호서)는 하얀 박속에 박힌 씨로 미인의 고르고 반듯하게 밝힌 하얀 치아를 뜻한다.
  10. 螓(진)은 그 이마가 넓고 아름다운 작은 매미로 미인의 이마를 말하고 蛾(아)는 누에이니, 그 눈썹이 가늘고 길며 동그랗게 구부러졌음을 뜻한다.
  11. 倩(천)은 보조개가 아름다운 것이고, 盼(반)은 눈동자의 흑백이 분명한 것이다.
  12. 敖敖(오오)는 키가 훤칠하고 아름다운 모양이다.
  13. 說(세)는 머무러 유숙함이다.
  14. 農郊(농교)는 도성 밖 근교다.
  15. 四牡(사모)는 수레를 끄는 네 마리의 말이고 驕(교)는 말이 씩씩한 모양이다.
  16. 幩(분)은 말의 재갈을 장식하는 천으로 주분은 군주되는 사람이 달 수 있는 장식이다.
  17. 적(翟)은 翟車(적거)이니, 부인이 타는 수레는 꿩깃으로 수레를 장식한다.
  18. 茀(불) 부녀자들이 타는 수레의 앞뒤를 가리는 포장이다.
  19. 夙退(숙퇴)은 일찍 물러감이다.
  20. 大夫夙退(대부숙퇴) 無使君勞(무사군로)는 대부들은 일찍 조회을 끝내고 퇴궐함으로 해서 위후(衛侯)가 새로 얻은 어여쁜 부인과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21. 하수(河水)는 제(齊)나라의 서쪽과 위(衛)나라의 동쪽으로 흐르다가 북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바다로 들어가간다.
  22. 洋洋(양양)은 성대한 모양이요, 活活(괄괄)은 물이 세차게 흐르는 모양이다.
  23. 鱣魚(전어)는 용과 흡사하고 노란색의 머리에, 예리한 입이 턱 아래에 있으며, 등 위와 배 아래에 모두 껍질이 있으니, 큰 것은 천근이 넘는 것도 있다.
  24. 鮪(유)는 전어와 흡사한데 작고 색은 청흑색이다.
  25. 發發(발발)은 기가 성한 모양이다.
  26. 菼(담)은 갈대인데 , 또한 荻(적)이라고도 한다.
  27. 揭揭(걸걸)은 기름이다.
  28. 庶姜(서강)의 서(庶)는 무리이니 장강을 따라온 몸종들을 뜻한다.
  29. 孽孽(얼얼)은 화려하게 치장한 모양이고 庶士(서사) 역시 장강을 호위하기 위해 따라나선 무사들이다.
  30. 朅(흘)은 씩씩한 모양이다.
위의 내용은 모시전을 인용한 것이다. 출처

이 시는 부(賦)로 제장공(齊莊公)의 딸 장강(莊姜)이 위장공(衛莊公)에게 시집갈 때의 모습을 노래한 시가다. 위장공은 위무공(衛武公)의 아들로 기원전 757년에 즉위하여 735년에 죽은 위나라의 군주다. 위장공이 자식을 낳지 못한 장강을 멀리하고 다른 부인을 얻어 총애하자 위나라 국인들이 그것을 안타깝게 생각해서 이 노래를 지어 불렀다. 춘추좌씨전에도 내용이 나오는데 다음과 같다. 출처

衛莊公娶于齊東宮得臣之妹 曰莊姜.
위장공이 제나라 동궁득신(東宮得臣)의 누이를 아내로 맞이하였으니 그가 장강이다.
美而無子 衛人所爲賦碩人也 又娶于陳 曰厲嬀
미인이었으나 아들이 없으니, 위나라 사람이 그를 가엾게 여겨 석인을 지었다.위장공이 또 진(陳)나라에서 아내를 맞이하였으니 그가 여규(厲嬀)이다.
生孝伯 早死 其娣戴嬀 生桓公 莊姜以爲己子 公子州吁 嬖人之子也
효백(孝伯)을 낳았으나 일찍 죽었고,여규의 동생 대규(戴嬀)가 환공(桓公)을 낳으니, 장강은 환공을 자기의 아들로 삼았다. 공자주우(公子州吁)는 폐인(嬖人;첩)의 아들이다.
有寵而好兵 公弗禁 莊姜惡之
장공은 첩을 총애하여 그아들이 병사를 좋아하는데도 금하지 않으니, 장강이 그를 미워하였다.

후에 다른 해석을 한 사람들은 석인을 덕있는 사람으로 바꾸었는데 당시 상황이나 쓰여진 배경을 봤을 때, 석인을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해석하는게 개인적으로 제일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덕있는 사람이라고 해석한 이유는 시경 국풍 패풍의 녹의; 푸른 옷에 나오는데, 이 시는 위장공이 첩에게 빠져 정실부인인 장강을 돌보지 않아 첩보다 빛나고 정숙한 현부인인 장강의 쓸쓸함을 노래한 것이다. 장강이 정말 대단한 미모였다고 생각하는게 얼마나 예뻣길래 시경에 장강을 주제로 한 시가 2개나 있을까? 게다가 다른 두 나라에서! 석인은 위풍에 있지만 녹의는 패풍에 수록되어 있다.

이 시에 나오는 구절이 후대에 미인을 표현하는 관용어로 많이 사용 되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螓首蛾眉(진수아미)이다. 진수는 솜털이 보송보송 난 참매미의 몸통같은 이마를 가리키고, 아미는 누에나방의 더듬이처럼 가늘고 길게 굽어진 예쁜 눈썹을 뜻한다. 그 모습이 초승달을 닮아 아미월(蛾眉月)이라고도 불리며 미인을 뜻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요즘의 미의 잣대로 생각하기에 매미같은 이마는 뭐고 누에나방 같은 눈썹은 뭘까 싶다. 초승달같은 눈썹 하면 좀 무슨 뜻인지 알겠는데 매미같은 이마는 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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