莫相疑行 杜甫
의심하지 말하달라고 읊은 노래 두보
남아로 태어나 이룬것 없이 머리만 희어지니
치아가 빠지려 해 참으로 애석하네.
저 옛날 봉래궁에 세 大禮賦(대예부) 바쳤던 일 생각하니
하루 아침 명성이 빛남을 스스로 괴이하게 여겼노라.
集賢殿(집현전)의 학사들 담처럶 둘러서서
내가 중서당에서 붓 들어 글 쓰는 것을 구경하였네.
지난날에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임금을 감동시켰는데
오늘날에는 굶주리고 헐벗으며 길가를 달리는구나.
말년에 末契(말계) 가지고 소년에게 의탁하려 하나
얼굴 보면 마음 주다가도 얼굴 돌리면 비웃네.
수많은 세상의 아이들에게 말하노니
좋아하고 싫어함을 다투지 말아 의심하지 말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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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莫相疑(막상의) : 서로 의심하지 말라.
- 봉래궁(蓬萊宮) : 당나라 장안에 있던 궁전의 이름.
원래는 대명궁(大明宮)이었는데 고종(高宗) 때 이 이름으로 고쳤다 한다. - 三大禮賦(삼대예부) : 세 편의 부(賦)로 〈朝獻太淸宮賦(조헌태청궁부)〉, 〈朝享太廟賦(조향태묘부)〉, 〈有事於南郊賦(유사어남교부)〉이다.
- 천보(天寶) 11년(752) 두보의 나이 42세 되던 해에 성대하게 제전(祭典)이 베풀어졌을 때 「삼대예부(三大禮賦)」를 지어 올려 본인의 가세(家世), 학문에 관한 의견을 피력하고 등용을 희망하였다.
현종(玄宗)은 두보의 글을 높이 평가한 나머지 재상에게 그를 집현전으로 불러들여 시험을 치르도록 하였다. 그 뒤 두보에게 하서현위(河西縣尉)를 제수하였으나 받아들이지 않자 우위솔부주조참군(右衛率府冑曹參軍:무기고 관리)으로 임명하였다. - 朝獻(조헌) : 제례(祭禮) 의절(儀節)의 하나이다.
- 往時文彩動人主(왕시문채동인주) : 명왕(明皇) 천보년간(天寶年間)에 태청궁(太淸宮)에 조헌(朝獻)하고 종묘에 제향하고 교제(郊祭)를 올리니, 두보(杜甫)가 이 때에 삼대예부(三大禮賦)를 지어 올려 현종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였다.
- 堵牆(도장) : 담.
- 晩將末契託年少(만장말계탁년소) : 말계(末契)는 나이가 많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이 아랫사람과 교분을 맺는 일을 이르며 연소(年少)는 곽영의(郭英義)를 가리킨다.
이 시는 《杜少陵集(두소능집)》14권에 실려있다. 마지막 구인 '不爭好惡莫相疑'의 세글자를 따서 제목으로 삼은 것이다. 안록산의 난을 겪은 두보는 성도에 와서 살면서 成都尹(성도윤) 嚴武(엄무)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永泰(영태) 元年(765) 엄무가 죽자, 5월에 30여세의 郭英乂(곽영의)가 성도윤이 되었다. 두보는 곽영예와 알던 사이였으나 뜻이 서로 맞지 않아 마침내 도성의 초당을 떠났는데, 이시는 그때 지은 것이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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