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분해서 하는 노래

悲憤詩
비분시 蔡琰(채염)

漢季失權柄 董卓亂天常 志欲圖篡弒 先害諸賢良
한말에 황제는 권력을 잃고 동탁이 세상을 어지럽히며
임금을 죽이고자 해서 먼저 어진 사람 모두 해쳤네

逼迫遷舊邦 擁主以自彊 海內興義師 欲共討不祥
임금 을러 옛 서울 옮기고 임금 세워 권력 오로지 했네
천하가 의로운 군사 일으켜함께 사악한 놈 치려했네

卓眾來東下 金甲耀日光 平土人脆弱 來兵皆胡羌
동탁 무리 동쪽으로 내려오니 금빛 갑옷 햇볕에 더욱 빛났네
현지 사람 모두가 허약하지만 들어온 병사는 모두 오랑캐 강족

獵野圍城邑 所向悉破亡 斬截無孑遺 尸骸相撐拒
들판 말 달리고 성읍 에워싸니 향하는 곳마다 모두 무너졌네
모두 베어버리고 남기지 않으니 시체와 해골 서로 부대꼈네

馬邊懸男頭 馬後載婦女 長驅西入關 迥路險且阻
말 옆구리엔 남자머리 걸고 말 뒤에다간 여자들 실었네
멀리 말 달려 서쪽 함곡관 드니 길은 험하고 험했네

還顧邈冥冥 肝脾為爛腐 所略有萬計 不得令屯聚
고개 돌려 보니 아득아득 애간장 끊어질 듯 하네
잡은 사람 만 명 헤아리는데 같이 모이지도 못하게 하네

或有骨肉俱 欲言不敢語 失意幾微間 輒言斃降虜
골육이 함께 있어도 말도 하지 못하네
조금이라도 기분에 들지 않으면 바로 욕하기를 “쳐죽일 포로놈아

要當以亭刃 我曹不活汝 豈敢惜性命 不堪其詈罵
칼로 죽일 테니 너희들 죽음 목숨이야”
목숨 어찌 아까우리오 욕짓거리 참기 어렵네

或便加棰杖 毒痛參並下 旦則號泣行 夜則悲吟坐
더러 몽둥이 휘두르니 독한 맘 고통과 함께 일어나네
아침이면 울며불며 끌려가고 밤이면 비통하게 주저앉았네

欲死不能得 欲生無一可 彼蒼者何辜 乃遭此厄禍
죽으려 하나 죽을 수 없고 살려 해도 살길 없네
아! 하늘이여 무슨 죄 지었기에 이런 재앙 내리시나요?

邊荒與華異 人俗少義理 處所多霜雪 胡風春夏起
오랑캐 땅 중원과 달라 사람들은 의리가 없네
머무는 곳 서리 눈발 많고 모진 바람 봄여름에도 일어

翩翩吹我衣 肅肅入我耳 感時念父母 哀嘆無終已
펄럭펄럭 내 옷깃 나부끼며 휘잉하며 내 귓전 들어오네
계절 돌아 부모 생각 간절하여 슬픈 애탄 끝이 없네

有客從外來 聞之常歡喜 迎問其消息 輒復非鄉里
중원에서 손님이 왔다 하면 그 말 듣고 언제나 들뜨지만
맞아 들여 소식 물어보면비통하네 고향 사람 아니네

邂逅徼時願 骨肉來迎己 己得自解免 當復棄兒子
꿈에도 바라던 바 이루어 골육이 나를 맞으러 왔네
나는 풀려날 수 있었지만 아이들은 버려야 하네

天屬綴人心 念別無會期 存亡永乖隔 不忍與之辭
하늘이 점지한 아이 헤어지면 다시 못볼 생각하니
살아서나 죽어서도 영원이 떨어지니 차마 작별인사도 못하는데

兒前抱我頸 問母欲何之 人言母當去 豈復有還時
아이 다가와 내 목을 껴안고는 묻기를 엄마 어디가요
사람들이 엄마 이곳 떠난다는데 언제 다시 돌아오시나요

阿母常仁惻 今何更不慈 我尚未成人 奈何不顧思
엄마는 항상 인자하셨는데 지금은 왜 이리 매정하신가요
나는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았는데 절 버리고 가시면 어떡하나요

見此崩五內 恍惚生狂痴 號泣手撫摩 當發復回疑
이 꼴 보자니 억장이 무너지고 어질어질 미칠 것만 같네
울며불며 아이손 어루만지며 떠나려다 다시 돌아보며 머뭇머뭇

兼有同時輩 相送告離別 慕我獨得歸 哀叫聲摧裂
함께 잡혀온 사람들도 송별하며 이별하는데
나만 돌아가니 부러워하네 우는 소리 맘이 찢어지고

馬為立踟躕 車為不轉轍 觀者皆歔欷 行路亦嗚咽
말 또한 멈춰서서 머뭇거리고 마차도 떠나려 하지 않네
보는 사람 모두가 흐니끼며 길가는 사람도 모두 목이 메네

去去割情戀 遄征日遐邁 悠悠三千里 何時復交會
아! 애타는 정 끊어버리고 수레 달리니 날마다 멀어지네
머나먼 삼천리 길 언제나 다시 만나리오

念我出腹子 胸臆為摧敗
내 배로 낳은 아이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지네
既至家人盡 又復無中外 城郭為山林 庭宇生荊艾 白骨不知誰 縱橫莫覆蓋
집에 왔건만 사람은 없고 친척도 하나 없네
성곽은 산림으로 변하고 마당엔 가시 쑥만 자랐네
누군지 모를 백골들이 여기저기 나뒹구네

出門無人聲 豺狼號且吠 煢煢對孤景 怛吒靡肝肺
문을 나서도 인기척 하나 없고 이리 승냥이만 울어대네
우두커니 외로운 그림자 마주하니 나도 모르게 애간장 끊어지네

登高遠眺望 神魂忽飛逝 奄若壽命盡 旁人相寬大
산에 올라 사방 바라보니 정신은 각중에 멀리 날아간 듯 문득 목숨 끝난 듯하네
주위 사람들 마음 크게 먹으라 하네

為復彊視息 雖生何聊賴 託命於新人 竭心自勖勵
다시 한번 정신 차리려 하지만 살아간들 무슨 기쁨 있으리오
새로운 사람 만나 인생 맡겼으니 마음 단단히 잡고 애써야 하네

流離成鄙賤 常恐復捐廢 人生幾何時 懷憂終年歲
오랑캐 땅에서 괄시받았기에 다시 버려질까 늘 두렵네
남은 인생 얼마일지시름 품은 채 살아가리


채염(蔡琰 약 177년-?)의 원래 자(字)는 소희(昭姬)이다. 하지만 나중에 진(晉)나라가 세워진 후 개국황제의 부친인 사마소(司馬昭)의 이름과 같아지자 문희(文姬)로 바꿨다. 동한시대 진류어(陳留圉) 사람이다. 진류어란 지금의 하남성 기(杞)현에 해당한다.

채염은 16세 때는 명문의 후예인 하동(河東)의 위중도(衛仲道)와 혼인했다. 하지만 좋은 시절은 오래가지 못했고 결혼한 지 얼마 후 남편이 갑자기 사망했다. 문희는 남편을 잃고 자식도 없는 신세로 전락해 어쩔 수 없이 친정으로 돌아와야 했다. 동한 말기에 황건적의 난이 일어나 천하가 크게 어지러워지자 동탁이 무력을 앞세워 수도인 낙양을 점령해버렸다. 채염은 동탁의 핍박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장안으로 이사해야 했다. 나중에 남흉노에 포로로 잡혀 흉노 좌현왕(左賢王)에게 시집갔다. 당시 채염의 나이 23세였다. 다행히 좌현왕은 문희를 몹시 아껴 자신의 왕비로 삼았고 채염은 남흉노에서 12년을 살면서 두 아들을 낳았다.

나중에 조조(曹操)가 정권을 잡은 후 자신의 옛 친구였던 채옹을 떠올렸다. 그가 사도 왕윤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한 뒤 후사(後嗣)가 없었고 혈육이라곤 딸 채염만 남은 것을 동정해 채염을 데려오고자 했다. 건안(建安) 8년 조조가 많은 금을 주어 좌현왕에게 사신을 파견했다. 좌현왕은 본래 채염를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감히 조조에게 대항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문희를 돌려보내기로 했다. 이것이 역사적으로 유명한 ‘문희의 한나라 귀국’이다.

돌아오는 길에 문희는 한편으로는 고향을 찾아가는 기쁨과 다른 한편으로는 남편 및 아이들과 헤어지는 슬픔에 견디기 어려웠다. 이런 모순적인 정서 하에 창작한 것이 지금까지도 널리 인구에 회자되는 ‘호가십팔박(胡笳十八拍)’이다. 호가란 북방의 소수민족이 사용하던 악기 이름이다. 음악에 재능이 뛰어난 채염이 흉노 땅에 살면서 호가의 연주법을 배워 호가로 작곡을 한 것이다. 이때 채염의 나이 35세였다.

문희가 중원에 돌아온 후 조조의 주선 하에 둔전도위(屯田都尉) 동사(董祀)에게 세 번째 시집을 갔다. 동사는 예술적인 재능이 뛰어난 인물로 문희를 몹시 아끼고 사랑했다. 하지만 신혼의 단꿈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군법을 어겨 사형에 처해질 처지에 놓였다. 문희는 사랑하는 남편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직접 조조를 찾아가 구해줄 것을 청했다. 사서에는 “문희가 한겨울에 헝클어진 머리에 맨발로 조조를 찾아가 머리를 조아리며 죄를 청했는데 그 소리가 분명하면서도 슬프고 처량해 보는 이들의 안색이 변했다”고 전한다. 조조도 문희의 청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동사를 사면해주었다.

문희는 문학에도 빼어난 재주가 있었다. 부친인 채옹의 작품 400여 편을 기억해 다시 쓴 것 외에도 또 여러 수의 시가를 지었다. 후대에 채옹의 이름으로 전해진 작품은 모두 그녀가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도 문희가 지은 시 중에 ‘비분시(悲憤詩)’와 ‘호가십팔박(胡笳十八拍)’이란 두 편의 시가 전해지고 있다.


그중 비분시를 소개한다. 여자의 인생에 남자만큼 불행한게 없다. 억지로 끌려간 오랑캐땅에서 본인의 의지가 아닌 또 누군가의 의지로 돌아왔지만 결국은 또 남자때문에 고생을한다. 지금도 그런데 전한시대인 그때는 얼마나 더했을까? 기구하고 슬프다. 채염은 능력도 뛰어났고 집안도 좋았기 때문에 서럽고 비통한 마음을 시로 남겨 아직까지 전해지기라도 했지 아무것도 아니었던 수많은 여자들은 이보다 얼마나 더 억울하고 비통한 삶을 살았을까? 대체 얼마나 더 이렇게 비참한 삶을 살아야 사람이 될 수 있는걸까?

당(唐) 중앙관직

당나라의 중앙 관제는 3성 6부(三省六部)·1대 5감 9시(一臺五監九寺)라고 말한다. 3성이란 중서성(中書省)·문하성(門下省)·상서성(尙書省)으로서, 한대(漢代) 천자(天子)의 비서역에서 비롯되었고, 위진남북조(魏晋南北朝) 사이에 발달했다.

중서성은 천자를 대신하여 정책을 입안하고 조칙을 기초했다. 문하성은 내외백관이 주청하는 주초(奏抄)를 천자에게 전하고, 중서성에서 기초한 조칙을 신중히 심의했으며, 만일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상서성은 행정관청으로서, 문하성을 무사히 통과한 정령(政令)을 시행하는 일을 담당했으며, 상서도성(尙書都省)과 6부(部)로 구성되었다.

중서성(中書省) 황제와 상담하며 아래서 올라온 상소 등을 검토하고 그 검토를 바탕으로, 또는 황제의 독자적인 의사를 바탕으로 법안의 문장을 만들었다.
중서성의 장관은 수나라 때는 내사령(内史令), 당나라 때는 중서령(中書令)이라고 불렸다. 정원 2인

문하성(門下省) 법안을 심사하고 내용에 따라 중서성으로 돌려 보내기도 하였다. 중서성과 더불어 입법 기관에 해당했다.
문하성의 장관은 수나라 때는 납언(納言), 당나라 때는 시중(侍中)이라고 불렸다. 정원 2인.

상서성(尙書省) 문하성의 심사를 통과한 법안을 행정화하였다.
상서성의 장관은 상서령(尙書令)이라고 불렸다. 단, 당나라에서는 당 태종이 황위에 오르기 전에 이 직위에 있었기 때문에, 그 이후 이 지위는 공석으로 두었다. 차관은 두 명으로 각각 좌복야·우복야라 불렸는데, 상서령이 공석이 된 당나라에서는 사실상 장관이 되었다. 상서복야(尙書僕射)는 정2품 직급이다.

3성의 장관(중서령, 문하시중, 상서복야)은 재상(宰相)이라고 불렸다. 당나라 중기 이후 3성은 실질적으로 통합되어, 천자 독재에의 경향이 나타난다. 상신하달(上申下達)의 모든 문서 행정의 중추가 되는 상서도성(尙書都省) 아래 6부가 있었다.

6부란 백관의 인사를 맡아보는 이부(吏部), 재정을 담당하는 호부(戶部), 제사나 의례를 주관하는 예부(禮部), 국방을 맡은 병부(兵部), 사법을 담당하는 형부(刑部), 토목사업 등을 행하는 공부(工部)를 말하고 그 외에 관리의 탄핵을 임무로 하는 어사대(御史臺) 등도 있었다.

육부의 서열이 당나라에서는 이 · 호 · 예 · 병 · 형 · 공인 데 비배 고려는 이 · 병 · 호 · 형 · 예 · 공이라는 점이 다르다.

앞서 상서성의 6부가 정령을 시행하는 행정 관청임을 말했는데, 사실은 문서행정을 총괄할 뿐 실무를 담당한 것은 진(秦)·한(漢) 시대부터 그 계보가 이어져 온 9시(寺), 5감(五監→國子監:학교, 小府:공예, 軍器:병기, 將作:토목, 都水:수리), 16위(衛) 등의 관청이었다.

9시는 국가의 제사를 담당하는 태상시(太常寺)나 외국의 빈객을 접대하는 홍려시(鴻侶寺) 등 아홉 관청으로서, 시는 관청의 의미이다. 5감은 교육행정을 담당하는 국자감(國子監) 등 다섯 관청을 말하고, 16위는 근위군단(近衛軍團)을 말한다. 중앙 정부의 조직은 대체로 이상과 같으나, 그 밖에도 황태자의 관청, 즉 동궁부(東宮府)같은 것도 있었다.

전국을 10도(道:현종 때 15도로 고침)의 지방으로 나누어서 안찰사(安察使) 등을 파견하여 순찰시키고 주변의 귀속지역을 통치하기 위해 안서(安西) 등 여섯 도호부(都護府)를 두어, 기미주(羈?州)를 통괄하는 군사(軍事), 행정의 중심지로 삼았다.

행정 구역으로서는 부(府)·주(州)·현(縣)으로 나누어(開元時代에는 3부 325주 1,573현), 부윤(府尹)·자사(刺史)·현령(縣令)을 관장하였다. 한 주는 여러 현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주 가운데서 특별한 것, 즉 도읍이나 이에 준하는 주를 부(府)라 부르고, 큰 주는 도독부(都督府)라 일컬었다. 관리의 채용은 과거(科擧)에 의했다.

출처

  1. 삼사(三師):태사(太師)、태부(太傅)、태보(太保)

    태부(太傅)
    천자의 교육을 담당하던 관직. 주(周) 시대에 태사(太師)ㄳ태부ㄳ태보(太保)의 삼공(三公) 중 두변째 고위직이었으나 진(晋) 시대 이후 삼사(三師)로 개칭되어 명예직으로 바뀌었다.

    태사(太師)
    천자의 교육을 담당하던 최고의 관직. 주(周) 시대의 삼공(三公)의 하나로 설치되어 주로 지육(智育)을 담당했다. 진(晋) 시대 이후 삼공은 삼사(三師)로 개칭되어 명예직으로 전환 했으나, 어느 왕조에서나 최고의 현직으로 예 우 했다.

    태상(太常)
    9경(卿) 중의 하나로서 의전(儀典)을 맡아 보던 관직.

  2. 삼공(三公):태위(太尉)、사도(司徒)、사공(司空)

    태위(太尉)
    삼공의 하나로 삼공가운데 지위가 가장 높으며, 전국 최고의 군사장관으로, 모든 군사를 장악하였따. 동한의 태위는 실질적인 승상이었따. 항 때 대사마라고 이름을 바꾸었으나, 동한 영제 말년에 다시 태위를 대사마와 함께 두었다. 제 1품이었으며, 녹봉은 1만석이었다

  3. 육부(六部):이부(吏部)、호부(戶部)、예부(禮部)、병부(兵部)、형부(刑部)、공부(工部)
  4. 육성(六省):상서성(尚書省)、문하성(門下省)、중서성(中書省)、비서성(祕書省)、전중성(殿中省)、내시성(內侍省)
  5. 일대(一臺):어사대(御史臺)
  6. 구시(九寺):태상시(太常寺)、광록시(光祿寺)、위위시(衛尉寺)、종정시(宗正寺)、태복시(太僕寺)、대리시(大理寺)、홍려시(鴻臚寺)、사농시(司農寺)、태부시(太府寺)
  7. 오감(五監):국자감(國子監)、소부감(少府監)、군기감(軍器監)、장작감(將作監)、백공감(百工監)、취곡감(就谷監)、고곡감(庫谷監)、태음감(太陰監)、이양감(伊陽監)、도수감(都水監)
  8. 십이위(十二衛):좌우위(左右衛)、좌우효위(左右驍衛)、좌우무위(左右武衛)、좌우위위(左右威衛)、좌우령군위(左右領軍衛)、좌우금오위(左右金吾衛)、좌우감문위(左右監門衛)、좌우천우위(左右千牛衛)、좌우우림군(左右羽林軍),제위절충부위부(諸衛折衝都尉府)
  9. 동궁관속(東宮官屬):태자삼사(太子三師)、태자삼소(太子三少)、태자첨사부(太子詹事府)、태자가령시(太子家令寺)、태자솔경시(太子率更寺)、태자복시(太子僕寺)、태자좌우위솔부(太子左右衛率府)、좌우솔부친부훈부익부(左右率府親府勳府翊府)、태자좌우사어솔부(太子左右司禦率府)、태자좌우내솔부(太子左右內率府)
  10. 지방직관(地方職官):친왕부(親王府)、친사부(親事府)、장내부(帳內府)、친왕국(親王國)、공주읍사(公主邑司)、삼부도호주현관리(三府都護州縣官吏)

수·당나라에서는 위와 같았으나, 당나라 중기부터 문하성의 권한이 점차 저하되어 당나라 후반에는 거의 유명무실한 존재가 되었다. 문하성은 귀족의 이해를 대표하며 국정을 감시하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황재 독재가 강화되자 중서성에 실권을 빼앗기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당나라 말기에 들어서는 중서령까지 명예직화하여 하급 관료에게 재상급의 권한을 주어 실무를 보게 하였다. 이를 동중서문하평장사(同中書門下平章事)라고 부른다.

明代 품계(品階)

품계(品階)는 동양에서 신하들의 계급을 나타내는 급제도이다. 이 제도는 중국의 수(隋)·당(唐)시대에 확정되었으며 정1품~종9품까지 있고 정,종을 합치면 18계급이며 나라마다 급에 있는 신하들의 관직이 다르다.

벼슬은 관(官 : 官職과 官階)·작(爵)·훈(勳)으로 구별된다. 이 가운데 훈은 국가에 공이 있는 사람에게 주는 명예직이다.

명나라 중앙정부의 조직 및 각 관직의 품계

  1. 내각: 황제의 비서기관. 내각은 황제의 명령을 받아 각 주요 통치기관 (오호도독부, 육부, 도찰원) 사이의 알력을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2. 정 5품: 대학사(大學士): 내각의 수장. 원래는 황제의 고문관에 불과했으나, 제도상으로 재상이 없었던 명나라에서 점차 수상의 임무를 맡게 됐다. 주요임무는 황제의 보좌와 주요행정기관간의 알력을 조정하는 것이었다.
  3. 종 7품: 중서사인(中書舍人): 대학사의 비서. 황제의 명령을 포고하는 제칙방(制勅房)과 황제에게 올라오는 문서를 관리하는 고칙방(誥勅房)에서 근무했다.
  4. 오호도독부: 명나라 최고의 군정기관으로, 중, 전, 후, 좌, 우의 도독부가 각기 3~4 개 정도의 성을 관할했음. 도독부의 사령관인 도독(정 1품), 도독동지(종 1품), 도독첨사(종 2품) 은 공(公), 후(侯), 백(伯) 등의 귀족이 맡는 것이 관례였다.
    • 정 1품: 좌(左), 우(右) 도독(都督): 명나라 군직 중 최고의 직위. 한 개의 도독부를 총지휘하는 중앙의 사령관
    • 종 1품: 도독동지(都督同知): 좌, 우 도독 밑에 각기 1 명씩 있는 도독부의 부사령관
    • 종 2품: 도독첨사(都督僉事): 도독부의 주요 부서를 관장. 약간명이 존재
    • 종 5품: 경력사(經歷司), 경력(經歷): 도독첨사 아래서 실무를 관장. 각 1명
    • 종 7품: 도사(都司): 도독첨사 밑에서 실무를 관리 각 1명
  5. 육부(六部): 명나라의 최고 실무 행정기관. 조선과 마찬가지로 이, 호, 예, 병, 형, 공의 육부가 있었음.
    • 정 2품: 상서 (尙書): 육부의 장관.
    • 정 3품: 좌(左), 우(右) 시랑(侍郞): 육부의 부 수장.
    • 정 5품: 각사난중(各司郞中): 육부 아래의 경력사 (經歷司, 육부 아래의 실무를 담당한 부서. 한 부에는 각기 4~13개의 경력사가 존재했음.) 의 수장
    • 종 5품: 각사외랑(各司外郞): 각사난중을 보좌하는 관료
    • 정 6품: 주사 (主事): 실무 담당자
    • 종 9품: 사무 (司務): 6부 내의 각종 사무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청(司務廳)의 하급관리
    • 종 8품: 조마: 기록을 담당하는 조마청의 1급 서기
  6. 무급: 리 (理): 육부의 잡무를 담당하는 하급 실무자. 육부에는 각기 47~183명의 리가 근무했다.
  7. 도찰원 (都察院): 명나라 중앙정부의 감찰기관. 또한 관리의 임무수행능력을 평가하기도 했다.
    • 정 2품: 좌(左), 우(右) 도어사(都御司): 도찰원의 장관
    • 정 3품: 좌(左), 우(右) 부도어사(副都御史): 도어사의 부 수장.
    • 정 4품: 좌(左), 우(右) 첨도어사(僉都御史): 도찰원의 보좌
    • 종 6품: 경력 (經歷): 도찰원의 기록을 담당한 관리.
    • 정 7품: 감찰어사(監察御史): 도찰원에서 실제로 감찰을 수행한 관리로 각기 관할구역의 감찰을 통괄했다. 감찰어사는 주로 지방의 성(省)을 맡아서 감찰을 수행했다. 도찰원에는 총 110명의 감찰어사가 존재했다. 조선시대의 암행어사와 비슷한 존재로 이들은 감찰결과를 직접 황제에게 보고했다.
    • 종 7품: 조마(照磨): 도찰원의 서기
  8. 국자감(國子監): 정부에서 운영하는 교육기관을 총괄한 기관.
    • 종 4품: 제주(祭州): 국자감의 총장
    • 정 6품: 사업(司業): 학문연구를 총괄한 관리
    • 종 8품: 오경박사(五經博士): 경전을 연구한 학자
    • 종 8품: 조교(助敎): 국자감의 교수. 국자감에는 총 32명의 조교가 있었다
    • 정 8품: 학정(學正): 2급 강사
    • 종 9품: 학록(學錄): 3급 강사
  9. 대리사(大理寺): 이미 판결이 난 사건을 재검토하는 기관. 판관이 판결을 내린 사건을 다시 하급관청으로 내려 보내거나, 상급관청으로 보내 재판결을 명령하기도 했다. 사형판결을 받은 사람은 황제에게 직접 판결을 요구했다.
    • 정 3품: 경(卿): 대리사의 수장
  10. 한림원(翰林院): 황제의 칙령을 다듬거나, 역사편찬, 기밀문서 등 각종 학문에 관련된 임무를 담당한 엘리트 집단. 한림원은 과거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인재들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특히 한림원에서는 명나라의 실질적인 재상인 내각대학사를 배출했다.
    • 정 5품: 학사(學士): 한림원의 수장.
    • 종 5품: 시독학사(侍讀學士)
    • 종 5품: 시강학사(侍講學士)
    • 정 6품: 시독(侍讀)
    • 정 6품: 시강(侍講)
    • 종 6품: 수찬(修撰)
    • 정 7품: 편수(編修)
    • 종 7품: 검토(檢討)
  11. 통정사(通政司): 문서를 전달하는 중앙부서. 황제에게 올리는 상소나, 황제가 발표하는 칙령 등을 총괄했다.
    • 정 3품: 통정사(通政使): 통정사의 장관
    • 정 4품: 좌(左), 우(右) 통정(通政): 통정사 바로 아래의 직위.
    • 정 5품: 좌(左), 우(右) 참의(參議): 통정 바로 아래의 직위.
    • 종 6품: 경력(經歷): 통정사 내의 기록을 담당.
    • 종 8품: 지사(知事): 통정사의 하급 사무원.
  12. 과(科): 6부의 감찰을 맡은 하급 감찰 기관. 과는 이과, 호과, 형과, 예과, 병과, 공과, 의 6개 부서로 나뉘어 각기 맡은 부의 문서를 검토했다. 과에서는 또한 각 부의 정책을 거부할 권한이 있었다.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과의 관리들은 품계 상으로는 하급관리였으나, 황제에게 직접 보고하는 특권을 인정받아 실제적으로는 권한이 컸다.
    • 정 7품: 도급사중(都給事中): 과의 수장.
    • 종 7품: 급사중(給事中): 도급사중을 도와 각 부의 감찰을 진행한 관리.

명나라 지방 관제

명나라의 지방 행정단위는 기본적으로 성 > 부 > 주 > 현 으로 구분되 있었다. 명나라는 총 13개의 성(산동, 산서, 하남, 섬서, 사천, 호광, 강서, 절강, 복건, 광동, 광서, 운남) 으로 나눠져 있고, 각 성 아래에는 부가 부 아래에는 주, 가장 작은 행정단위로 현이 있었다.

일단 가장 큰 행정단위인 성은 성 하나가 왠만한 소국만한 크기였다. 성의 통치기구는 크게 일반민들을 지배하는 행정기관인 승선포정사사, 한 개 성의 군사를 통괄하는 도지휘사사, 감찰 및 사법을 담당하는 일종의 사법기관인 제형안찰사사 라는 기관이 있었다. 이 세 기관은 서로 독립적인 기관으로 한 기관이 딴 기관에 대한 명령권이 없다. 성에 있는 관직명은 다음과 같다.

  1. 승선포정사사: 한 성의 통치를 담당하는 기관. 그러나 사법이나 군사에 관한 권한은 없없음. 승선포정사사 아래에는 각각 부, 주, 현의 행정단위가 있었다.
    • 부: 몇 개의 주가 모여 만든 행정단위. 대략 우리나라의 도/ 군 이랑 비슷한 단위. 부는 그 크기에 따라서 상, 중, 하의 3등급으로 나눔.
      지부 (정 4품) 동지 (정 5품) 통판 (정 6품) 추관 (정 7품)
    • 주: 주 아래의 행정단위. 주는 부에 속한 속주와 포정사사에 속한 직예주로 나눴다.
      지주 (종 5품) 동지 (종 6품) 판관 (종 7품) 이목 (종 9품)
    • 현: 가장 하급의 행정단위. 원래는 약 1만호 안밖의 인구를 묶어 현으로 편성했다. 그 규모에 따라 상, 중, 하의 세 등급으로 나눔.
      지현 (정 7품): 조선시대 현감, 현령 과 비슷한 직위. 현승 (정 8품) 주부 (정 9품) 전사 (무급)
  2. 포정사 (종 2품): 조선시대의 관찰사와 비슷한 직위. 승선포정사사의 수장.
    • 참정 (종 3품)
    • 참의 (종 4품)
  3. 제형안찰사사: 1개 성의 형, 옥을 총괄하는 사법기관
  4. 안찰사 (정 3품): 제형안찰사사의 수장. 일종의 대법관 같은 직위.
    • 부사 (정 4품)
    • 첨사 (정 5품)
  5. 도지휘사사: 평시에 한 개 성의 군정을 총괄하고, 한 개 성의 방어를 총괄한 기관.
    • 도지휘사 (정 2품): 한 개 성의 최고 사령관. 조선시대의 병마절도사와 비슷한 직위.
    • 도지휘동지 (종 2품): 도지휘사를 보좌하는 일종의 부사령관
    • 도지휘첨사 (정 3품): 도지휘사 아래서 각 부서를 지휘한 수장.

녹봉(祿俸) 또는 봉록(俸祿)은 관리에게 지급하는 급료이다. 녹봉은 주로 현물인 쌀, 보리 등의 곡식(녹)과 베,비단(봉) 등으로 지급하였다.

녹봉(祿俸)

섬 또는 석(䄷)은 척근법의 하나로, 부피의 단위이다. 한 섬은 용량 180리터이며, 곡식의 종류나 상태에 따라 무게가 달라진다. 벼는 200 kg, 쌀은 144 kg, 보리쌀은 138 kg이다. 한 섬은 열 말이다.

  1. 정1품은 태사(太師)ㆍ태부(太傅)ㆍ태보(太保), 종인부(宗人府) 종령(宗令)ㆍ종정(宗正)ㆍ종인(宗人), 좌ㆍ우 도독(都督)이다.
    품계는 처음에는 특진영록대부(特進榮祿大夫)를 제수하고 광록대부(光祿大夫)에 승품(陞品)한다.
    훈(勳)은 문관은 좌주국(左柱國)이라 하고 무관은 우주국(右柱國)이라 한다.
    녹봉(祿俸)은 87섬이다.
  2. 종1품은 삼사(三師)인 태자태사(太子太師)ㆍ태자태부ㆍ태자태보, 도독동지(都督同知)이다. 품계는 위와 같으며, 훈은 주국(柱國)이라 한다.
    녹봉은 74섬이다.
  3. 정2품은 태자 삼소(太子三少), 상서(尙書), 도어사(都御史), 도독첨사(都督僉事), 정유수(正留守), 도지휘사(都指揮使), 연성공(衍聖公)이다.
    품계는 문관은 처음에 자정대부(資政大夫)를 제수하고 자덕대부(資德大夫)를 가자(加資)하고, 무관은 처음에는 표기장군(驃騎將軍)을 제수하고 금오장군(金吾將軍)을 승품하며 용호장군(龍虎將軍)을 가자한다.
    훈은 문관은 정치상경(正治上卿)이라 하고, 무관은 상호군(上護軍)이라 한다.
    녹봉은 61섬이다.
  4. 종2품은 포정사(布政使), 도지휘동지(都指揮同知)이다. 품계는 문관은 처음엔 중봉대부(中奉大夫)를 제수하고 통봉대부(通奉大夫)를 승품하며 정봉대부(正奉大夫)를 가자하고, 무관은 처음에 진국장군(鎭國將軍)을 제수하고 정국장군(定國將軍)을 승품하며 봉국장군(奉國將軍)을 가자한다.
    훈은 문관은 정치경(正治卿)이라 하고, 무관은 호군(護軍)이라 한다.
    녹봉은 48섬이다.
  5. 정3품은 태자빈객(太子賓客), 시랑(侍郞), 부도어사(副都御史), 통정사(通政使), 대리시경(大理寺卿), 태상시경(太常寺卿), 첨사(詹事), 부윤(府尹), 안찰사(按察使), 부유수(副留守), 도지휘첨사(都指揮僉事), 지휘사(指揮使)이다.
    품계는 문관은 처음엔 가의대부(嘉議大夫)를 제수하고 통의대부(通議大夫)를 승품하며 정의대부(正議大夫)를 가자하고, 무관은 처음엔 소용장군(昭勇將軍)을 제수하고 소의장군(昭毅將軍)을 승품하며 소무장군(昭武將軍)을 가자한다. 훈은 문관은 자치윤(資治尹)이라 하고, 무관은 상경차도위(上輕車都尉)라 한다.
    녹봉은 35섬이다.
  6. 종3품은 광록시(光祿寺)ㆍ태복시(太僕寺)ㆍ원마시(苑馬寺)의 경(卿), 참정(參政), 운사(運使), 유수지휘동지(留守指揮同知), 위지휘동지(衛指揮同知), 선위사(宣慰使)이다.
    품계는 문관은 처음엔 아중대부(亞中大夫)를 제수하고 중대부(中大夫)를 승품하며 태중대부(太中大夫)를 가자하고, 무관은 처음엔 회원장군(懷遠將軍)을 제수하고 정원장군(定遠將軍)을 승품하며 안원장군(安遠將軍)을 가자한다. 훈은 문관은 자치소윤(資治少尹)이라 하고, 무관은 경기도위(輕騎都尉)라 한다.
    녹봉은 26섬이다.
  7. 정4품은 첨도어사(僉都御史), 통정(通政), 대리시ㆍ태상시ㆍ태복시ㆍ원마시의 소경(少卿)과 소첨(少詹), 홍려시(鴻臚寺)의 경, 경부 승(京府丞), 부사(副使), 지부(知府), 위지휘첨사(衛指揮僉事), 선위동지(宣慰同知)이다.
    품계는 문관은 처음엔 중순대부(中順大夫)를 제수하고 중헌대부(中憲大夫)를 승품하며 중의대부(中議大夫)를 가자하고, 무관은 처음엔 명위장군(明威將軍)을 제수하고 선위장군(宣威將軍)을 승품하며 광위장군(廣威將軍)을 가자한다. 훈은 문관은 찬치윤(贊治尹)이라 하고, 무관은 상기도위(上騎都尉)라 한다.
    녹봉은 24섬이다.
  8. 종4품은 좨주(祭酒), 참의(參議), 운사(運司), 선위부사(宣慰副使), 선무사(宣撫使)이다.
    품계는 문관은 처음엔 조열대부(朝列大夫)를 제수하고 조의대부(朝議大夫)를 승품하며 조청대부(朝請大夫)를 가자하고, 무관은 처음엔 선무장군(宣武將軍)을 제수하고 현무장군(顯武將軍)을 승품하며 신무장군(信武將軍)을 가자한다. 훈은 문관은 찬치소윤(贊治少尹)이라 하고, 무관은 중기도위(中騎都慰)라 한다.
    녹봉은 20섬이다.
  9. 정5품은 화개(華蓋)ㆍ근신(謹身)ㆍ무영(武英) 삼전(三殿)과 문연(文淵)ㆍ동각(東閣)ㆍ춘방(春坊)의 태학사(太學士) 및 한림원 학사(翰林院學士), 서자(庶子), 통정참의(通政參議), 대리시 승(大理寺丞), 상보사 경(常寶司卿), 광록시 소경(光祿寺少卿), 낭중(郞中), 흠천감(欽天監)ㆍ상림원감(上林苑監)의 정(正), 태의 원사(太醫院使), 치평종인(治平宗人), 경력(經歷), 안찰(按察), 첨사(僉事), 부동지(府同知), 장사(長史), 의위정(儀衛正), 정천호(正千戶), 선위 첨사(宣慰僉事), 선무사 동지(宣撫司同知)이다.
    품계는 문관은 처음엔 봉의대부(奉議大夫)를 제수하고 봉정대부(奉政大夫)를 승품하며, 무관은 처음엔 무덕장군(武德將軍)을 제수하고 무절장군(武節將軍)을 승품한다. 훈은 문관은 수정서윤(修正庶尹)이라 하고, 무관은 효기위(驍騎尉)라 한다.
    녹봉은 16섬이다.
  10. 종5품은 시독학사(侍讀學士), 시강학사(侍講學士), 유덕(諭德), 세마(洗馬), 상보사 소경(尙寶司少卿), 홍려시 소경(鴻臚寺少卿), 원외랑(員外郞), 오부 경력(五府經歷), 지주(知州), 운부정(運副正), 제거(提擧), 경부판(京府判), 위소진무(衛所鎭撫), 부천호(副千戶), 의위부(儀衛副), 초토사(招討使), 선무 부사(宣撫副使), 안무사(安撫使)이다.
    품계는 문관은 처음엔 봉훈대부(奉訓大夫)를 제수하고 봉직대부(奉直大夫)를 승품하며, 무관은 처음엔 무략장군(武略將軍)을 제수하고 무의장군(武毅將軍)을 승품한다.
    훈은 문관은 협정서윤(協正庶尹)이라 하고, 무관은 비기위(飛騎尉)라 한다.
    녹봉은 14섬이다.
  11. 정6품은 대리시 정(大理寺正), 첨사 승(詹事丞), 중윤(中允), 시강(侍講), 시독(侍讀), 사업(司業), 태상시ㆍ태복시의 승(丞), 상보사 승(尙寶司丞), 도찰원(都察院)ㆍ유수사(留守司)ㆍ도사(都司)의 경력(經歷), 경지현 통판(京知縣通判), 상림원감ㆍ흠천감의 감부(監副), 오관(五官)의 정(正), 태의원 판(太醫院判), 병마지휘단사(兵馬指揮斷事), 백호(百戶), 전장(典仗), 심리 정(審理正), 신악관제점(神樂觀提點), 장관(長官), 부초토(副招討), 선무 첨사(宣撫僉事)이다.
    품계는 문관은 처음엔 승직랑(承直郞)을 제수하고 승덕랑(承德郞)을 승품하며, 무관은 처음엔 소신교위(昭信校尉)를 제수하고 승신교위(承信校尉)에 승품한다.
    녹봉은 10섬이다.
  12. 종6품은 찬선(贊善), 사직랑(司直郞), 수찬(修撰), 광록시 승(光祿寺丞), 홍려시 승(鴻臚寺丞), 대리시 시부(大理寺寺副), 서정(署正), 경부 추관(京府推官), 포정사 경력(布政司經歷), 정이문(正理問), 운판(運判), 주동지(州同知), 정제거(正提擧), 안무부사(安撫副使), 장관사 부장관(長官司副長官)이다.
    품계는 문유(文儒)는 처음엔 승무랑(承務郞)을 제수하고 유림랑(儒林郞)을 승품하며, 아전을 선덕랑(宣德郞)이라 한다.
    무관은 처음엔 충현교위(忠顯校尉)를 제수하고 승신교위(承信校尉)를 승품한다.
    녹봉은 8섬이다.
  13. 정7품은 도급사중(都給事中), 감찰어사(監察御史), 편수(編修), 대리시 평사(大理寺評事), 행인사 정(行人司正), 오부 도찰원(五府都察院)ㆍ유수사(留守司)ㆍ도사(都司)의 도사(都事), 통정사(通政司)ㆍ안찰사(按察司)의 경력(經歷), 태상시 박사(太常寺博士), 전부(典簿), 병마부(兵馬副), 영선 정(營膳正), 경현 승(京縣丞), 부 추관(府推官), 지현(知縣), 부단사(副斷事), 심리 부(審理副), 안무첨사(安撫僉事), 만이 장관(蠻夷長官)이다.
    품계는 문유는 처음엔 승사랑(承事郞)을 제수하고 문림랑(文林郞)을 승품하며 아전은 선의랑(宣義郞)이라 한다. 무관은 처음엔 충정교위(忠靖校尉)를 제수하고 충용교위(忠勇校尉)를 승품한다.
    녹봉은 7섬 5말이다.
  14. 종7품은 검토(檢討), 급사중(給事中), 중서사인(中書舍人), 행인사부(行人司副), 광록시의 전부(典簿)ㆍ서승(署丞)ㆍ첨사(詹事), 태복시 주부(太僕寺主簿), 경부 경력(京府經歷), 영대랑(靈臺郞), 사제서 봉사(祠祭署奉祀), 주판관(州判官), 부제거(副提擧), 포정사 도사(布政司都事), 부이문(副理問), 위운사(衛運司)ㆍ선위사(宣慰司)의 경력(經歷), 만이 부장관(蠻夷副長官)이다.
    품계는 문관은 처음엔 종사랑(從仕郞)을 제수하고 징사랑(徵仕郞)을 승품하며, 무관은 처음엔 돈무교위(敦武校尉)를 제수하고 수무교위(修武校尉)를 승품한다.
    녹봉은 7섬이다.
  15. 정8품은 국자감 승(國子監丞), 오경박사(五經博士), 행인사(行人司)ㆍ부원사(部院司)의 조마(照磨), 통정사(通政司)의 위(衛), 안찰사(按察司)ㆍ운사(運司)의 지사(知事), 경현(京縣) 흠천감(欽天監)의 주부(主簿), 보장정(保章正), 어의(御醫), 협률랑(協律郞), 영선부(營膳副), 왕부(王府)의 전선(典膳)ㆍ봉사(奉祀) 등소(等所)의 정(正), 부경력(府經歷), 현승(縣丞)이다.
    품계는 처음엔 적공랑(迪功郞)을 제수하고 수직랑(修職郞)을 승품한다.
    녹봉은 6섬 6말이다.
  16. 종8품은 한림 전적(翰林典籍), 국자감의 조교(助敎)ㆍ전부(典簿)ㆍ박사(博士), 광록시의 녹사(錄事)ㆍ감사(監事), 홍려시 주부(鴻臚寺主簿), 경부(京府)의 운사(運事)ㆍ지사(知事), 설호정(挈壺正), 사제서 사승(祠祭署祀丞), 포정사 조마(布政司照磨), 왕부(王府)의 전선(典膳)ㆍ봉사(奉祀) 등소의 부(副), 선무 경력(宣撫經歷), 지관(知觀)이다.
    품계는 처음엔 적공랑(迪功郞)을 제수하고 수직좌랑(修職佐郞)을 승품한다.
    녹봉은 6섬이다.
  17. 정9품은 교서(校書), 시서(侍書), 국자 학정(國子學正), 부원사 검교(部院司檢校), 홍려 서승(鴻臚署丞), 상림 전서(上林典署), 감후(監候), 사력(司歷), 영선 승(營繕丞), 각관국 대사(各館局大使), 경부 조마(京府照磨), 찬례랑(贊禮郞), 봉란부(奉鑾府)와 선위사ㆍ안무사의 지사(知事), 현 주부(縣主簿)이다.
    품계는 처음엔 장사랑(將仕郞)을 제수하고 등사랑(登仕郞)을 승품한다.
    녹봉은 5섬 5말이다.
  18. 종9품은 대조첨사(待詔詹事) 상림 녹사(上林錄事), 사간(司諫), 통사(通事), 사인(舍人), 정자(正字), 사무(司務), 국자감의 학록(學錄)ㆍ전적(典籍), 명찬(鳴贊), 서반(序班), 소무(韶舞), 사악(司樂), 사농(司農), 누각박사(漏刻博士), 경부 검교(京府檢校), 경현 전사(京縣典史) 원사(院司)ㆍ위(衛)ㆍ주(州)ㆍ소(所)의 각 이목(吏目), 내외 교수(內外敎授), 부 조마(府照磨), 사옥(司獄), 순검(巡檢), 역승(驛丞), 각 대사(大使)와 부사(副使), 승도(僧道), 음양 잡직(陰陽雜職)이다.
    품계는 처음엔 장사좌랑(將仕佐郞)을 제수하고 등사좌랑(登仕佐郞)을 승품한다.
    녹봉은 5섬이다.
출처

의심 말라고 부르는 노래

莫相疑行 杜甫
의심하지 말하달라고 읊은 노래 두보

男兒生無所成頭皓白
남아로 태어나 이룬것 없이 머리만 희어지니
牙齒欲落眞可惜
치아가 빠지려 해 참으로 애석하네.
憶獻三賦蓬萊宮
저 옛날 봉래궁에 세 大禮賦(대예부) 바쳤던 일 생각하니
自怪一日聲輝赫
하루 아침 명성이 빛남을 스스로 괴이하게 여겼노라.
集賢學士如堵墻
集賢殿(집현전)의 학사들 담처럶 둘러서서
觀我落筆中書堂
내가 중서당에서 붓 들어 글 쓰는 것을 구경하였네.
往時文彩動人主
지난날에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임금을 감동시켰는데
此日飢寒趨路傍
오늘날에는 굶주리고 헐벗으며 길가를 달리는구나.
晩將末契託年少
말년에 末契(말계) 가지고 소년에게 의탁하려 하나
當面輸心背面笑
얼굴 보면 마음 주다가도 얼굴 돌리면 비웃네.
寄謝悠悠世上兒
수많은 세상의 아이들에게 말하노니
不爭好惡莫相疑
좋아하고 싫어함을 다투지 말아 의심하지 말아다오.

더보기
  1. 莫相疑(막상의) : 서로 의심하지 말라.
  2. 봉래궁(蓬萊宮) : 당나라 장안에 있던 궁전의 이름.
    원래는 대명궁(大明宮)이었는데 고종(高宗) 때 이 이름으로 고쳤다 한다.
  3. 三大禮賦(삼대예부) : 세 편의 부(賦)로 〈朝獻太淸宮賦(조헌태청궁부)〉, 〈朝享太廟賦(조향태묘부)〉, 〈有事於南郊賦(유사어남교부)〉이다.
  4. 천보(天寶) 11년(752) 두보의 나이 42세 되던 해에 성대하게 제전(祭典)이 베풀어졌을 때 「삼대예부(三大禮賦)」를 지어 올려 본인의 가세(家世), 학문에 관한 의견을 피력하고 등용을 희망하였다.
    현종(玄宗)은 두보의 글을 높이 평가한 나머지 재상에게 그를 집현전으로 불러들여 시험을 치르도록 하였다. 그 뒤 두보에게 하서현위(河西縣尉)를 제수하였으나 받아들이지 않자 우위솔부주조참군(右衛率府冑曹參軍:무기고 관리)으로 임명하였다.
  5. 朝獻(조헌) : 제례(祭禮) 의절(儀節)의 하나이다.
  6. 往時文彩動人主(왕시문채동인주) : 명왕(明皇) 천보년간(天寶年間)에 태청궁(太淸宮)에 조헌(朝獻)하고 종묘에 제향하고 교제(郊祭)를 올리니, 두보(杜甫)가 이 때에 삼대예부(三大禮賦)를 지어 올려 현종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였다.
  7. 堵牆(도장) : 담.
  8. 晩將末契託年少(만장말계탁년소) : 말계(末契)는 나이가 많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이 아랫사람과 교분을 맺는 일을 이르며 연소(年少)는 곽영의(郭英義)를 가리킨다.

이 시는 《杜少陵集(두소능집)》14권에 실려있다. 마지막 구인 '不爭好惡莫相疑'의 세글자를 따서 제목으로 삼은 것이다. 안록산의 난을 겪은 두보는 성도에 와서 살면서 成都尹(성도윤) 嚴武(엄무)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永泰(영태) 元年(765) 엄무가 죽자, 5월에 30여세의 郭英乂(곽영의)가 성도윤이 되었다. 두보는 곽영예와 알던 사이였으나 뜻이 서로 맞지 않아 마침내 도성의 초당을 떠났는데, 이시는 그때 지은 것이다. 출처

봄에 내린 반가운 비

春夜喜雨 杜甫
봄에 내린 반가운 비 두보

好雨知時節 當春乃發生
좋은 비는 시절을 알아 봄이 되어 내리네
隨風潛入夜 潤物細無聲
바람 따라 몰래 밤에 들어와 소리 없이 촉촉히 만물을 적시네
野徑雲俱黑 江船火燭明
들길은 구름이 낮게 깔려 어둡고 강 위에 뜬 배는 불빛만 비치네
曉看紅濕處 花重錦官城
새벽에 붉게 젖은 곳을 보니 금관성에 꽃들이 활짝 피었네.

「춘야희우」는 761년 두보가 성도(成都)에서 지은 것이다. 당시 성도는 겨우내 가뭄이 들어 사람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때에 만물을 흠뻑 적셔주고 만물을 소생시킬 봄비가 밤새 내리는 것을 보고 기쁜 마음에 이 시를 지은 것이다.

이 시는 예전부터 해석이 두가지로 갈렸는데, 하나는 오랜 가뭄 끝에 드디어 비가 내려 만물이 소생함을 기뻐하는 농민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라는 것과, 때맞츄 비가 내렸으니 금관성의 봄에 꽃이 만개할 것이라는 기대를 담은 것이라는 설이다. 나는 뭐 고리타분한 틀딱들이 미주알고주알 떠들어댄 내용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전공을 할것도 아니고 누구비위를 맞출것도 아니므로.

내 개인적인 감상은 두보의 시는 대구가 참 좋다는 것과 음차를해도 느껴지는 운율아 좋다 정도? 사실 나는 두보가 내리는 비를 보고 이 시를 썼을것 같지는 않다. 이미 비가 내리고 난 후의 모습을 보고 쓴것 같은데 뭐 그거야 내 감상이니 별로 중요하지 않다.

Epiphany

How to write a dialogue

  1. Determine the reason for the dialogue
  2. Decide which characters are speaking
  3. Use quotation marks to start and end spoken dialogue
  4. Create a new paragraph for each speaker
    Every time a different character speaks, it's important to start and indent a new paragraph.
    This helps you and your readers understand who is speaking and makes your story or script look more visually appealing and easy to read.
    Separating each character's speech may avoid confusion about what each character is saying, which can be useful in stories with characters who have conflicting values, roles or levels of information.
  5. Write the dialogue
  6. Start with the action
  7. Use dialogue tags to show who's speaking
  8. Include action beats
  9. Remember the setting
reference

큰따옴표

대화, 인용, 특별 어구 따위를 나타낸다.
(1) 글 가운데서 직접 대화를 표시할 때에 쓴다.
(2) 남의 말을 인용할 경우에 쓴다.

큰따옴표와 작은따옴표
① 큰따옴표와 작은따옴표가 있는 문장은 따옴표가 끝날 때까지 왼쪽 첫 칸은 모두 비운다.
② 따옴표가 말의 중간에 있을 때에도 줄을 바꿔 쓴다.

知らなかった、もう全部間違えたんだ。何でだろう⁇英語も母国語も訂正しなきゃ。。。

蛇苺 第36完

打草驚蛇 | 36. 풀을 때려 뱀을 놀라게 한다.

바람이 차가워지기 시작해서 주자서는 계낭과 함께 구기자를 따러 갔다. 길이 없어 험한 산길을 요리조리 잘도 타는 계낭의 꽁무니를 겨우 따라잡고 있었다. 함께 나온 입춘이 말했다.
“보살께서 오시면 술을 담그겠네요. 저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데….”
주자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올해는 일손이 많으니 일단 많이 따서 말려 둡시다. 구기자는 말려서도 먹는다고 하니.”
입춘이 주자서의 소매를 잡고 말했다.
“주인. 주인은 홍주를 좋아합니까?”
주자서는 아직 마셔보지 못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주자서가 가져온 망태기가 절반 정도 찼을 때 소설이 급하게 달려왔다.
“주인! 주인! 홍상… 홍상께서… 예부인께서 오셨어요.”
주자서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입춘이 주자서의 망태기를 받아 들고 말했다.
“주인 어서 백택으로 가보세요.”
주자서는 조금 허둥대다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아. 그래. 부탁합니다.”
소설이 숨을 몰아쉬며 다가와 주자서의 손을 잡았다. 주자서는 소설의 등을 쓸어주고 말했다.
“어디로 오셨습니까?”
소설이 크게 숨을 내쉬고 말했다.
“청익강… 쪽으로 오셨어요.”
주자서가 소설을 백택이 있는 쪽으로 이끌며 말했다.
“혼자 오셨습니까?”
소설이 고개를 흔들고 말했다.
“아니요. 손님이 엄청 많아요.”
주자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입하는요? 입추는요?”
소설도 빠르게 백택으로 향하며 말했다.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어요. 예부인은 지주대인께서 맞으셨습니다.”
주자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발걸음을 빨리했다.

백택에 거의 다 도착했을 즈음 입하가 불쑥 나타나 주자서를 멈췄다.
“주인. 그러고 가시게요?”
주자서가 입은 옷을 보았다. 평소에는 편한 호복을 입고 여기저기 쏘다녔기 때문에 얼룩과 흙먼지가 묻어 있어 손님을 맞기에는 부족했다. 입하가 주자서를 부유각으로 이끌며 말했다.
“일단 제일 좋은 옷으로 입으십시오. 머리는 제가 정리해 드릴 테니 어서 가서 갈아입고 오세요.”
주자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입하가 시키는 대로 했다. 주자서는 부유각 내부에 있는 함을 뒤져서 온객행이 입었던 푸른색 비단 장포를 꺼내서 입었다. 요대를 하고 온객행이 주었던 백동 요패를 매고 갑판으로 나오니 선창에 입하와 입추가 서 있었다.

주자서가 선창으로 나오자 입추가 주자서의 옷매무새를 살피며 말했다.
“손님들은 정전에 모셨는데 같이 온 하인들은 어떡할까요?”
입하는 근처에 있는 나무 밑동에 주자서를 앉히고 머리를 매만지며 말했다.
“재실에 있는 객실은 치웠어?”
입추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아직 자는 애들도 있어.”
입하가 ‘흠’하고 말했다.
“어제 번을 선 애들이지?”
입추가 고개를 끄덕이고 주자서의 소매를 폈다.
“백택은 큰 줄 알았는데 좀 좁은 것 같아.”
입하가 주자서의 머리를 요리조리 돌려보고 주자서를 일으키며 말했다.
“주인. 백택을 증축하는 것은 어떠세요?”
주자서는 입하와 입추의 손에 이끌려 백택으로 향하며 말했다.
“필요하면 합시다.”
입추가 주자서를 쏘아보고 말했다.
“주인! 뭐든 다 좋다고만 하시면 어떡합니까?”
주자서가 웃으며 말했다.
“필요한 일이잖아요.”
입하가 한숨을 쉬고 말했다.
“손님이 올 줄은 몰랐어요.”
주자서와 입추도 동의하듯 작게 한숨을 쉬었다.


지주는 백로(白露)와 상강이 가져온 연잎차를 대접하며 말했다.
“예부인께서 직접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현리가 지주를 향해 코웃음 치며 말했다.
“협각. 왜 모르는 척이야?”
지주가 현리를 보고 말했다.
“자예! 진짜 좀 잊어라. 그 이름은 어떻게 하며 잊히는 건데.”
현리 옆에 서 있는 여인이 지주를 보고 물었다.
“대인께서 제 아들을 알고 계십니까?”
현리가 여인에게 찻잔을 건네며 말했다.
“주부인(周婦人). 저를 못 믿으세요? 자서는 여기 있으니 걱정 마세요.”
주부인이 현리를 보고 입꼬리만 당겨 웃었다. 지주가 현리와 여인을 번갈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곧 남문이 소란스럽더니 입하와 입추가 들어와 문을 열고 주자서가 정전의 외실로 들어왔다. 차를 마시고 있던 주부인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자서에게 다가갔다. 주자서는 소매를 들어 인사를 하려다 누군가에게 안겼다.

“자서!”
주자서는 고개를 들어 주부인을 보았다.
“모친!”
주부인은 활짝 웃으며 주자서의 얼굴을 한참 쓸다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죽지 않았구나. 살았구나.”
주자서가 주부인을 당겨 안고 말했다.
“모친.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용서하세요.”
주부인은 고개를 흔들고 말했다.
“살았으니 됐다. 살아 있으니 됐어.”
주자서가 주부인의 얼굴을 보고 물었다.
“모친. 녕이는요?”
주부인이 크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북쪽 변방으로 징집을 당했어.”
주자서가 고개를 끄덕이자 주부인이 주자서의 뺨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너는 걱정 마라. 내가 가르쳤으니 꼭 살아 돌아올 거야.”
주자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주부인의 품에 고개를 묻었다.

주부인이 주자서의 어깨를 쓸며 말했다.
“너는 돌아올 수 없다. 군법이 지엄하여 돌아오면 나도 녕이도 위험하다.”
주자서가 주부인을 보고 말했다.
“모친. 여기서 같이 살아요. 제가 모시겠습니다.”
주부인이 고개를 흔들고 말했다.
“그럼 녕이가 돌아올 곳이 없잖니.”
주자서가 울상을 하여 금방 울 것 같은 표정을 하자 주부인이 주자서를 놓고 말했다.
“나는 내 아들을 울보로 키운 적 없다. 어찌 어미가 눈물을 보이지 않는데!”
주자서가 얼른 무릎을 꿇고 훌쩍이며 소매를 들어 주부인에게 인사했다.
“불효자 자서 모친께 인사드립니다.”
주부인은 주자서의 인사를 받고 다시 자리로 가서 앉았다. 주자서는 절을 하고 주부인이 앉은 옆자리로 가려다 입하와 입추에게 소매를 붙잡혀 상석에 앉혀졌다.

현리가 주자서를 보고 말했다.
“자서야. 너희 모친은 걱정할 것 없다. 내가 잘 모시도록 하마.”
주자서가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현리낭자께서 어찌….”
현리가 주부인과 어깨를 붙이고 말했다.
“주부인께서 금을 아주 잘 타는 것을 너도 알지?”
주자서가 고개를 끄덕이자 현리가 주부인의 손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 귀한 손이 여태 험한 일을 했다니, 정말 안타까워서 가슴이 아파.”
그리고 주부인을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주부인은 부끄러운 듯 웃으며 뺨을 붉히고 말했다.
“제가 가진 재주 중에 보잘 것 없는 것을 아껴 주시니 황송합니다.”

주자서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부인이 앉은 의자 앞에 무릎 꿇고 말했다.
“모친 무슨 말씀이십니까?”
옆에 앉아 있던 현리가 주자서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주부인의 고금을 매일 들을 수 있다면 너를 양자로 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주자서가 고개를 돌려 현리를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 주부인이 작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예부인의 양자가 되면 새로운 신분을 가질 수 있으니 그렇게 해라.”
주자서가 고개를 흔들고 다시 주부인을 보았다.
“모친… 저는… 저는….”
현리가 주자서를 보고 놀란 기색으로 말했다.
“유서. 주부인께서는 사람이시네.”
주자서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모친… 저는….”
현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자서를 일으키고 말했다.
“주부인. 자서가 아직 혼란스러운 것 같으니 제가 잘 타일러 보겠습니다.”
지주가 눈치껏 일어나 말했다.
“주부인. 백택을 둘러보시겠습니까?”
지주가 주부인과 계낭을 데리고 외실을 나갔다.


현리가 주자서의 소매를 놓고 말했다.
“너 미쳤어?”
주자서가 현리에게 말했다.
“모친께 말씀드리지 않으셨습니까?”
현리가 주자서에게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뭐라고 말해야 하는데? 구강에 요괴라고? 멀리하지 않으면 잡아먹을 거라고?”
주자서가 현리를 쏘아보며 말했다.
“모친을 드시게요?”
현리가 주자서를 보고 표정을 구기며 말했다.
“그러면 안 돼? 아주 잘 익은 홍시 같잖아. 사랑스러워.”
주자서가 현리의 소매를 잡고 말했다.
“미쳤소! 모친은 사람이오!”
현리가 주자서의 손길을 뿌리치고 말했다.
“알아! 이번이 처음인 줄 알아?”
주자서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모친을… 모친을 어쩔 셈이오?”
현리가 주자서를 보고 말했다.
“아껴주고 사랑할 거야. 우리의 추억이 보석처럼 찬란하게.”
주자서가 고개를 들어 현리를 보자 현리가 주자서에게 가깝게 다가와 그의 턱을 잡고 말했다.
“너 따위가 뭘 알겠어. 고작 몇십년 산 미물 주제에.”
주자서가 현리를 밀어내고 말했다.
“모친께서는 발의 후손이시기 때문에 사람의 생이 끝나면 천궁에 머무르실 수 있습니다.”
현리가 눈썹을 찌푸리고 말했다.
“그렇네. 너희 모친도 발의 후손이지. 그것도 너처럼 반푼이가 아니라 제대로 된.”

주자서가 현리를 보고 말했다.
“모친께서 원하는 일이오?”
현리가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그거야 앞으로 그렇게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
주자서가 고개를 흔들고 말했다.
“나를 찾았으니 낙읍으로 돌아가실 거요.”
현리가 의자에 나른하게 기대 앉고 말했다.
“그럼 따라가면 되지. 오랜만에 땅을 밟겠군.”
주자서가 현리를 보고 말했다.
“모친에게 강요할 셈이오?”
현리가 주자서를 보고 고개를 기울이며 말했다.
“왜? 너희 서방은 그랬나 보지?”
주자서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무슨 뜻이오! 객행은 그런 적 없소!”
현리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
“강제하고 강요하는 건 시간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지.”
주자서가 자리에 주저앉아 말했다.
“나는 말씀드려야 하겠소.”
현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왜? 어차피 죽어서 삼원에 가면 알게 될 텐데 왜?”

주자서가 머뭇거리다 말했다.
“모친을 속일 수는 없소. 내 처지를 말씀드리고 모친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현리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쓸데없긴.”
주자서가 현리를 보고 말했다.
“모친께서는 정직한 사람을 좋아해요. 저도 항상 정직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현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마음대로 해. 내가 말린다고 내 말을 들을 것도 아니잖아.”
주자서가 현리에게 무릎 꿇고 소매를 들어 말했다.
“현리낭자. 그러니 양자로 들이겠다는 말은 거두어 주세요. 저는 이미 모친이 두 분이나 계십니다.”
현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의 다른 모친은 황룡이 되었다지? 정말 너는 모친 복이 넘치는구나.”
주자서는 바닥에 머리를 붙이고 조아려 절했다.

현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자서를 일으키고 말했다.
“자서. 자네 모친을 내게 주게.”
현리가 주자서의 양손을 붙잡고 말했다.
“삼원에 가는 날까지 행복하게 해주겠네.”
주자서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것은 제가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제가 모친의 거취를 정한다는 말입니까?”
현리가 주자서의 손을 놓고 말했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너는 주건(周建)의 아들이니까.”
주자서가 놀라서 말했다.
“감히 모친의 이름을!”
현리가 주자서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감히 그 이름을 부를 수 있는, 그런 사이인 거야.”

주자서가 현리의 소매를 잡고 말했다.
“저는 태평호에서 모친과 함께 살고 싶어요.”
현리가 주자서의 어깨를 잡고 말했다.
“낙읍은 멀지만 구강은 가까워.”
주자서가 눈썹을 늘어뜨리고 울상을 하자 현리가 말했다.
“나는 주건이 원하는 것은 뭐든 해줄 거야. 편연주를 버려야 한데도 그렇게 하겠어.”
현리가 주자서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말했다.
“어차피 너는 태평호를 떠날 수 없잖아. 너의 서방이 돌아올 때까지는.”
주자서가 말했다.
“모친께 말씀드렸습니까?”
현리가 주자서를 놓아주고 말했다.
“사람의 세상에서는 사내끼리 혼인 못한다며.”
주자서가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쉬었다. 현리가 웃으며 말했다.
“뭐가 더 충격일지 모르겠네. 요괴가 된 것일지 사내랑 혼인한 것일지.”


주자서는 정전의 내실에 무릎 꿇고 앉아 있다가 주부인이 들어오는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조금 휘청거렸다. 주부인이 다가와 주자서의 팔을 잡고 일으키며 말했다.
“자서야.”
주자서는 주부인을 상석에 모시고 그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손을 잡았다. 주부인이 웃으며 주자서의 손을 맞잡고 말했다.
“이곳에서 잘 지냈나 보구나. 도망한다고 고생할 줄 알았는데….”
주자서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모친이 계시는데 양자로 가고 싶지 않아요.”
주부인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여기 계속 숨어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주자서가 한참 망설이자 주부인이 주자서의 뺨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네가 싫으면 그렇게 해라. 내가 너를 보러 이곳에 오마.”
주자서는 한참 망설이다가 손을 놓고 머리에 한 은관에 손을 가져갔다.

주부인은 주자서가 하는 것을 보고 있다가 주자서의 팔이며 어깨를 연신 쓸었다. 관을 고정한 비녀를 빼자 주자서의 머리가 흐트러져 내렸다. 주자서가 눈을 감고 말했다.
“모친. 저는 이제 사람의 세상에 갈 수 없어요.”
주부인이 주자서의 얼굴을 보고 말했다.
“자서?”
주자서는 눈물을 흘리며 눈을 뜨고 말했다.
“모친의 자서는 죽었어요.”
주부인은 새빨간 주자서의 눈을 보고 놀라서 말이 없었다. 주자서가 다시 고개를 숙이고 주부인의 손을 잡고 말했다.
“모친. 저는 이제 사람이 아니에요.”
주자서의 차가운 체온에 놀란 주부인이 흠칫 몸을 떨자 주자서는 주부인의 손을 놓고 눈물을 흘렸다.
“모친….”
주부인은 한참 눈물을 흘리는 주자서를 보고 있다가 조금은 서늘한 그의 손을 잡았다.
“자서?”
주자서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날이 어두워져 주자서는 내실 안에 있는 등롱을 찾아 밝혔다. 평상에 앉아 있는 주부인 앞에 무릎 꿇고 앉자 주부인이 주자서를 일으켜 평상에 앉히고 그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 주자서는 주부인의 손을 잡고 자신에게 기대오는 주부인의 체온을 느꼈다. 조금은 뜨거울 지도 모르겠다. 주부인은 발의 이야기에 대해 대충은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발을 찾고 있던 후토에게 들켜 주자서의 부친은 참소를 당하여 죽었다. 후토가 그를 참소했다. 주부인도 아이를 낳고 많이 놀랐다고 했다. 주씨를 세습하는 그들은 항상 딸을 낳았기 때문이다.

아들이었던 주자서를 주씨 종친들은 불길하게 생각했다. 주자서가 싫다던 종친들이 돕지 않았다면 그들은 기산에서 후토에게서 도망칠 수 없었을 것이다. 주부인이 주자서의 손등에 비늘을 쓸고 말했다.
“너를 낳은 날 진성(辰星)을 보았어.”
주부인이 주자서를 보고 말했다.
“동생을 많이 낳아주려고 했는데….”
주자서가 벽옥을 꺼내 주부인에게 내밀고 말했다.
“모친의 소원이 제 소원이에요.”
주부인이 벽옥을 다시 주자서의 품에 넣고 말했다.
“너를 위해 써라. 나 역시 하늘의 죄에 동참했으니 받을 수 없어.”
주자서가 고개를 흔들고 말했다.
“모친의 죄가 아니에요.”
주부인은 주자서에게 팔을 둘러 안았다.
“너는 내 아들이야. 그것이면 됐다.”


내실의 장지문이 벌컥 열리고 조금 흐트러진 차림의 온객행이 주자서를 불렀다.
“유서!”
주자서는 고개를 돌려 온객행을 보았다. 여인과 부둥켜안고 있는 주자서를 발견한 온객행은 얼른 다가가 주자서를 여인에게서 떼어내고 말했다.
“이게! 이게 대체 무슨 짓이오?”
주자서가 당황하며 온객행을 말리고 말했다.
“객행. 그런 것이 아닙니다.”
여인도 온객행을 보고 놀랐는지 주자서의 소매를 당겨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
“그대는 누구인데 무례를 범하는가?”
주자서가 여인을 감싸기 위해 다가가자 온객행이 그의 소매를 잡고 말했다.
“그대는 누구인데 나의 부군에게 무례를 범하시오?”
여인이 온객행을 빤히 보고 말했다.
“부군?”

주자서는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허둥대고 말했다.
“객행. 그러지 마시오.”
여인이 주자서의 소매에 있는 온객행의 손을 치우고 주자서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나는 내 아들을 혼인시킨 기억이 없소.”
온객행이 주자서와 여인을 번갈아 보더니 말했다.
“모친?”
온객행은 한참 두사람을 보고 있다가 한발짝 물러서 여인에게 무릎 꿇고 소매를 들어 절하며 말했다.
“존고(尊姑), 자부(子婦)가 인사드립니다.”
주자서가 온객행에게 다가가 그를 일으키려고 하자 주부인이 말했다.
“자서. 이게 무슨 소리냐?”
주자서는 온객행과 주부인을 번갈아 보다가 온객행 옆에 무릎 꿇고 소매를 들어 절하며 말했다.
“모친.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소란스러운 소리에 현리와 지주가 내실 안으로 들어왔다. 주부인은 놀라서 주자서를 감싸 안고 말했다.
“예부인. 잠시만 시간을 주십시오.”
현리는 온객행을 보고 조금 놀란 기색으로 말했다.
“온객행?”
지주가 눈치껏 현리의 소매를 잡아 내실을 나가며 말했다.
“저녁을 외실에 준비해 두었으니 준비가 끝나면 나와서 드십시오.”
지주가 장지문을 닫고 나가자 주부인이 주자서를 놓아주고 말했다.
“이 모습을 예부인께 보일 수는 없지 않느냐.”
주자서가 배시시 웃으며 주부인의 가슴에 고개를 기댔다. 주부인은 혀를 차고 주자서를 안고 등을 쓸었다. 온객행이 주부인을 보고 말했다.
“존고. 은관은 어디에 두셨습니까?”
주부인이 온객행을 빤히 보았다. 온객행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유서는 아직 영력을 잘 다루지 못해 은관을 해야 모습을 바꿀 수 있습니다.”
주부인이 주자서를 일으켜 세우고 말했다.
“자서. 이게 무슨 소리냐.”
주자서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요괴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주부인이 주자서의 말을 자르고 말했다.
“아니! 왜 저 치가 나를 존고라 부르는 것이냐?”

주자서가 입을 달싹이며 머뭇거리자 온객행이 다시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촉룡께서 허락하셔서 혼인을 치렀습니다. 제가 일이 바빠 부군께 소홀하였으니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주부인이 놀라서 주자서를 보고 물었다.
“촉룡? 촉음(燭陰)께서?”
주자서가 고개를 끄덕이고 온객행을 일으키며 말했다.
“태평호의 수선이세요. 저를 계속 돌봐주셨습니다.”
온객행이 고개를 숙이고 주부인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제가… 제가 강요하여….”
주자서가 놀라서 온객행의 손을 잡고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객행! 객행은 그런 적 없어요.”
주부인이 평상으로 가서 앉자 주자서가 온객행의 손을 잡고 주부인 앞에 무릎 꿇었다. 소매를 들어 공수하고 말했다.
“모친. 수선께 인륜으로 다 갚지 못할 은혜를 입었습니다. 부디 내치라는 말은 하지 마소서.”
주부인은 온객행을 보고 한숨만 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온객행이 소매를 들어 공수하고 말했다.
“존고. 제가 많이 부족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은혜는 제가 유서에게 입었어요. 존고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저는….”
주부인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형제가 많지 않으니 네가 아이를 많이 낳았으면 했는데….”
온객행이 고개를 번쩍 들고 말했다.
“존고. 미자하의 샘물을 마시고 제가 낳겠습니다. 자식을 많이 낳아 드리겠습니다.”
주부인과 주자서가 온객행을 보고 얼굴을 구겼다. 주부인이 말했다.
“그래? 자손을 낳아 주겠다고?”
그러더니 ‘흠’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주자서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부인에게 말했다.
“모친. 신선과 요괴의 자식은 삼청의 허락이 없으면 안 돼요.”
온객행이 주부인을 보고 말했다.
“제가 삼청께 아뢰겠습니다.”
주부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주부인은 온객행이 주자서의 머리를 매만지는 것을 보았다. 은관으로 머리를 고정하자 주자서의 붉은 눈과 비늘이 다시 사람의 것으로 바뀌었다. 주부인이 한숨을 쉬고 말했다.
“예부인께는 뭐라고 말씀드리지?”
온객행이 주부인에게 다가가 말했다.
“현리라면 걱정 마십시오.”
주부인이 온객행을 보고 물었다.
“예부인을 아시오?”
온객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요. 저의 누이나 다름없습니다.”
주부인이 눈썹을 찌푸리며 주자서를 보았다. 주자서가 당황하여 말했다.
“모친. 그러니까… 예부인께서는….”
주부인이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예부인께서도?”
온객행이 주부인 앞에 앉아 주부인을 보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태평호에 사람은 모친뿐일 겁니다.”
주자서가 주부인의 손을 잡고 말했다.
“걱정 마세요. 모친께 아무 일도 없게 할 겁니다.”
주부인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영력을 더하면 나를 이길 성싶으냐?”
주자서가 잠깐 생각하더니 고개를 흔들고 말했다.
“스승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저는 요괴 먹잇감 정도라고 하십니다.”
주부인이 주자서의 얼굴을 쓰다듬고 말했다.
“그러면 안 되지. 먹잇감이라니? 그동안 수련을 게을리했느냐?”
주자서가 일어나 주부인의 손을 잡고 일으키며 말했다.
“지주대인께서 제 스승님입니다. 가서 인사드려요.”
주자서는 주부인의 손을 잡고 외실로 향했다. 그 뒤를 온객행이 따랐다.


외실에 가니 문귀가 언제 왔는지 자리에 앉아 현리가 내놓은 다과를 집어먹으며 푸념하고 있었다. 장지문이 열리고 주부인과 주자서가 들어왔다. 문귀는 고개를 들어 그 뒤에 있는 온객행을 보고 벌떡 일어나 손가락질하며 소리를 질렀다.
“견연! 너 이 자식! 말도 없이 미쳤어?”
지주가 문귀에게 다가가 그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문귀 어르신. 어르신 참으세요. 유서의 모친께서 와 계십니다.”
문귀가 주부인을 발견하고 ‘큼큼’ 목을 가다듬더니 소매를 들어 인사했다.
“부인.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주극성의 상시(常侍) 문귀 인사드립니다.”
주부인도 소매를 들어 공수하고 공손히 인사했다.
“기산 주가 건이라 합니다.”
온객행은 눈치를 보고 있다가 주부인의 소매에 매달려 말했다.
“모친. 제가 부군을 모실 수 없는 것도 다 문귀 때문이에요.”
문귀가 콧방귀 끼며 말했다.
“천존께서 사하신 일을 어찌 내 탓 하시오. 애초에 자네가….”
지주가 달려와 문귀의 입을 막고 말했다.
“주부인 시장하지 않으십니까? 식사하시지요.”
문귀가 지주를 보고 얼떨떨한 표정을 짓자 지주가 큰 소리로 말했다.
“문귀께서는 급한 일이 있으시군요. 제가 배웅하겠습니다.”
그리고는 문귀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주부인이 지주에게 말했다.
“자서의 스승님인지 몰라뵈었습니다.”
지주가 문귀와 나가며 말했다.
“문귀를 배웅하고 오겠습니다.”

탁상에 마련한 음식은 평소 주자서가 먹는 간소한 음식과는 조금 달랐다. 주자서가 찬을 보고 현리에게 말했다.
“현리 낭자께서 준비해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현리가 주부인에게서 온객행을 떼어내고 자리를 권하며 말했다.
“그래. 너희 모친께서 꿩고기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느냐?”
현리가 준비한 음식은 편연주에서 먹었던 음식과는 달리 담백하고 달지도 않았다. 주부인과 주자서가 오손도손 식사하는 것을 턱을 괴고 보고 있던 현리가 말했다.
“양자로 들여도 괜찮을 지도. 주부인이 낳았다 하니 자서도 예뻐 보이는군.”
온객행이 앞접시에 음식을 담아 주부인에게 권하며 말했다.
“무슨 소리야? 유서는 벌써 모친이 두 분이나 계시네.”
주부인이 눈썹을 찌푸리자 온객행이 고상에 대해 말했다. 주부인이 주자서의 뺨을 쓸고 말했다.
“우리 자서를 구해 주셨으니 정말 은인이구나. 인사를 드려야 할 텐데….”
온객행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천선이 되셔서 만나 뵙기 힘들 겁니다.”
주자서가 맞장구 치며 말했다.
“발의 힘으로 황룡이 되셨어요.”
주부인은 주자서의 얼굴을 한참 보더니 눈을 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주가 외실로 들어오며 말했다.
“수선, 자정 전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문귀가 삼청에 보고할 거라 하네. 임기를 늘리고 싶지 않으면 잘 생각하시게.”
온객행이 고개를 숙이고 양손에 얼굴을 묻고 우는소리를 했다. 현리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왜 등선은 왜 해서는.”
현리가 주부인의 시선을 눈치채고 웃으며 말했다.
“여기 수선은 오래전부터….”
주부인이 말했다.
“수선의 누이 이시니… 예부인께서도 신선이십니까?”
현리가 표정을 구기며 온객행을 보고 말했다.
“누이? 이거랑?”
그러다 자리에서 일어나 주자서를 쏘아보며 말했다.
“너? 네가 말했어?”
주자서가 고개를 흔들며 온객행을 보았다. 온객행이 현리를 보고 뚱한 표정을 짓자 현리가 말했다.
“이렇게 나오시겠다? 내가 보내준 화첩이 더 필요 없는 모양이지?”
온객행이 눈에 띄게 당황하며 머리와 손을 젓고 말했다.
“아니! 아니네. 그런 것이 아니네.”
주자서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온객행을 보았다. 그것을 본 현리가 온객행에게 물었다.
“뭐야? 아직도 안 했어?”
온객행이 현리의 입을 막으며 말했다.
“자예! 보통 그런 얘기는….”
주부인과 주자서는 그 둘이 실랑이하는 것을 보다가 다시 식사를 시작했다.

그날 저녁 온객행은 부유각에서 하룻밤 지내고 다음 날 아침에 주극성으로 돌아갔다. 문귀는 지주에게 말한 것과는 달리 딱히 온객행을 나무라지 않았다. 단지 내자를 너무 구속하려고 하면 좋지 않다는 말만 했다. 현리와 주부인은 태평호에 보름 정도 머물다 다시 구강으로 돌아갔다. 주자서의 당질인 주울녕(周蔚寧)은 징집되긴 했지만 나라에 전쟁이 없어 1년 동안 부역(賦役)을 살다 다시 낙읍으로 돌아왔다. 낙읍에서 주부인과 함께 주울녕을 기다린 현리는 그 둘과 함께 홍호로 돌아갔다. 온객행은 주극성에서 현무 노릇을 했고, 주자서는 태평호에 머물렀다. 사람들은 주자서를 태평공이라 불렀다.